이효율 풀무원 대표가 ‘푸드테크’를 강화하며 창립 40주년을 맞은 회사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 푸드테크는 음식과 기술의 합성어로 AI(인공지능), 3D 프린팅,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을 식품산업 전반에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풀무원은 로봇, ICT(정보통신기술)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최근 전북특별자치도, 서울대, 라트바이오 등 3곳과 ‘동물복지 미래목장 설립 및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이번 협약으로 ICT 기반 동물복지 미래목장 표준모델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풀무원은 이번 동물복지 미래목장 조성에 대웅제약과 총 20억원을 엔젤투자한다. 이를 통해 설립된 미래목장 법인을 통해 전북 진안군 성수면의 축산연구소에 국내 최초의 동물복지 미래목장 표준모델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동물복지 미래목장은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선진화된 동물복지 축사를 벤치마킹해 축산연구소의 기존 축사를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구축된다. 동물복지 미래목장은 2026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풀무원은 이 목장에서 생산된 동물복지 우유로 만든 프리미엄 유가공품을 2028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동물복지 미래목장 조성엔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ICT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사료 급여와 분변 청소 등 축산 과정을 자동화해 위생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국내 축사에서는 대부분의 축산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목장에서는 이러한 작업들을 자동화된 장비와 시스템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위생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풀무원은 최근 다양한 첨단 기술을 식품사업에 접목하며 세계 시장에 알리고 있다. 올해 1월엔 로봇이 식품을 조리하는 자판기를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4’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 CES2024에서는 풀무원의 로봇 조리 스마트 무인 자판기 ‘출출박스 로봇셰프’로 만든 한식 메뉴를 선보였다.
풀무원의 출출박스 로봇셰프는 국내 최초 스마트 무인 즉석조리 자판기로 냉동 상태의 요리 제품을 주문 즉시 조리해 약 90초 만에 완성하는 스마트 기기다. 풀무원은 미국법인을 통해 지난 2022년 8월 미국 스마트 자판기 스타트업 ‘요카이 익스프레스’와 투자 협약을 체결한 후 한국 내 요카이 익스프레스 자동조리 기기 관련 사업의 독점권을 확보하고 인프라 구축과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을 지속해 왔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출출박스 로봇셰프의 KC인증을 완료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와 초대형 야외 카페 공간에서 운영을 시작한 바 있다.
AI, 로봇, ICT 등 기술을 식품산업에 적용하는 푸드테크는 최근 국내 식품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풀무원 등 다양한 국내 식품업체는 푸드테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약 61조원으로 전체 식품산업 시장규모 570조원의 10.7%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풀무원의 미래를 책임질 푸드테크는 이효율 대표가 올해 강조한 성장 핵심전략 중 하나다. 풀무원은 올해 5월12일 창사 40주년을 맞았다. 이에 앞서 5월10일 열린 창사 기념식에선 기업미션을 4대 핵심전략 'Plant Forward(식물성지향), Animal Welfare(동물복지), Healthy Experience(건강한 경험), Eco-Caring(친환경 케어)'으로 구체화했다.
이효율 대표는 이러한 핵심전략 아래 ‘지속가능식품 확장’, ‘글로벌 시장 확대’, ‘ESG 경영 강화’, '푸드테크 통한 미래 대응' 등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풀무원은 40년 전 전인미답의 길에서 새 역사를 써내려 갔듯이, 이제 미래의 글로벌 K푸드산업을 선도하며 세계인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주는 ‘글로벌 NO.1 지속가능식품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해 나갈 것을 굳게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효율 대표는 1957년생으로 서강대를 졸업했다. 그는 1983년 10월 풀무원효소식품(풀무원식품 전신)으로 입사한 최장수 '1호 사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입사 후 영업, 마케팅, 생산, 해외사업 등 핵심 사업을 두루 맡은 후 35년 만인 2018년 풀무원 총괄CEO 자리까지 오른 풀무원 기업 성장사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효율 대표는 풀무원 초창기인 1980년대 중후반 국내 최초의 풀무원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전국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입점시키며 ‘풀무원 브랜드’를 전국에 알렸다. 1994년부터는 우동, 냉면, 라면, 스파게티 등 FRM(Fresh Ready Meal, 순식물성 간편식) 신제품 개발을 적극 추진해 두부, 콩나물 등 소재 중심이었던 풀무원 사업을 신선가공식품으로 확장했다. 그는 2012년부터는 해외사업에 직접 나서 풀무원식품 중국사업을 성장시켰고 2014년에는 일본 두부기업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했다. 2015년부터 미국사업에 주력하여 미국 1위 두부 브랜드 '나소야'의 영업권을 인수했다.
풀무원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푸드테크와 같은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풀무원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5623억원, 영업이익은 3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1조4854억원) 대비 5.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290억원)과 비교해 12.1% 늘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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