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동생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의 계열 분리를 원활하게 마무리한 가운데, 미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책임 경영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조 회장은 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효성중공업을 중심으로 핵심 사업 혁신과 신성장동력 육성을 병행해 그룹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9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의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이 전력 기기 시장 호황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그룹의 든든한 수익 창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효성중공업의 실적은 지난 3년 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효성중공업의 매출액은 4조30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조947억원에 비해 2년 만에 1.4배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01억원에서 2578억원으로, 무려 2배 넘게 늘었다.
효성중공업이 호실적을 거둔 것은 전력 기기 부문의 해외 수주 확대에 주력한 덕분이다. 효성은 지난 2020년에 인수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생산 기지의 증설을 완료하고, 전력 설비 교체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 공략에 힘써 왔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함께 노후 전력망 교체기에 접어든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전력 기기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향후 실적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효성중공업의 주력 제품인 100MVA급 이상의 변압기를 대형 변압기(LPT)로 지칭하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미국 송배전 전력의 90%가 LPT를 통해 전달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내 설치된 LPT의 70%는 25년 이상 연한이 도래한 상태다. LPT의 수명을 30~40년으로 예상할 때, 향후 미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각국으로의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의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아이슬란드 최초로 245kV 디지털 변전소에 가스 절연 개폐기를 수주한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전기 소모가 많은 첨단 산업도 급성장하면서 전력 기기 시장이 초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조 회장의 미래 비전 구상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수소 사업을 일찌감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수소 사업에 집중해 탄소 저감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미 조 회장은 수소 충전 시스템과 액화수소 사업의 이끌어 나갈 첨병으로 효성중공업을 꼽았다. 이에 효성중공업은 수소 충전소 건립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비롯해 생산·조립·건립에 이르기까지 토탈 솔루션 사업을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효성은 산업용 가스 전문 세계적 화학 기업 린데그룹과 함께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 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 중이다.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부지에 연간 생산 능력 1만3000톤 규모(승용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의 액화수소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해엔 서울에너지공사와 손잡고 서울시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양사는 수소 모빌리티 선도를 위한 수소 충전소 구축 사업, 무탄소 청정수소 발전 사업 개발 및 도심형 신재생에너지 사업 발굴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전력 부문에서는 일찍이 탄소 중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저탄소 제품 개발 및 투자에 집중해 왔다. 이에 효성은 ESS(에너지저장장치), 탄소 저감형 변압기와 가스 절연 개폐기 등을 개발하며 저탄소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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