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근로손실재해율(이하 재해율)이 10%를 넘어섰다. 임직원 안전관리 지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 210곳 중 재해율을 공개한 171곳의 최근 2년간 재해율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임직원 재해율은 10.2%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임직원 재해율은 국내 주요 자동차·부품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포함해 자동차·부품 업종으로 분류되는 기업 15곳의 지난해 평균 임직원 재해율이 2.43%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5배 이상 높다.
한국타이어에 이어 금호타이어(7.71%), HL만도(4.52%), 넥센타이어(3.12%), 현대모비스(3.01%), 현대자동차(1.89%), 기아(1.24%), 한온시스템(1.2%), HL클레무브(0.74%), 서연이화(0.74%), 현대케피코(0.72%), 성우하이텍(0.6%), 현대트랜시스(0.38%), 경신(0.35%), 일진글로벌(0%) 순으로 임직원 재해율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기업들이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상의 근로손실재해율(LTIR)을 기준으로 했다. 근로손실재해율은 재해 건수를 연 근로 시간으로 나눈 후 100만 시간을 곱한 수치로, 근로 시간을 고려한 100만 시간당 재해 건수를 뜻한다. 글로벌 ESG 기관에서 주로 사용되는 안전관리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타이어 본사 테크노플렉스 전경.<사진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의 임직원 재해율은 매년 증가 추세다. 한국타이어가 지난 7월 발간한 ‘2023/24 ESG 보고서’에 따르면 임직원 재해율은 2019년 4.9%를 기록한 이후 2020년 5.4%, 2021년 8%, 2022년 8.8%, 지난해 10.2%로 꾸준히 증가했다.
협력사 재해율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협력사 재해율은 대전공장·금산공장 기준 2019년 4%에서 2020년 3.7%로 줄었지만, 2021년 5.5%를 기록하며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3년 연속 늘었다. 이후 2022년에는 9.3%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2.7%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임직원들의 직업병 발생률(OIFR)이 높게 나타난 점이다. 한국타이어의 임직원 직업병 발생률은 2019년 2.59%, 2020년 3.11%, 2021년 5.68%, 2022년 5.62%, 지난해 7.48%로 4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는 한국타이어가 ESG 경영을 한층 강화해 근로자 안전의 척도인 재해율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타이어는 과거 잦은 질병 발병과 산재 사망사고로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을 쓴 이후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서 안전보건 경영 선포식을 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자릿수의 재해율을 보였다는 건 안전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현재 운영 중인 ESG 위원회를 주축으로 산재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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