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의 핵심 광물로 불리는 리튬, 니켈 등의 가격이 반등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9일 킬로그램(kg)당 73.5위안을 기록했다. 리튬 가격은 지난 4월 100위안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다 8~9월 69.5위안을 저점으로 반등한 것이다.
리튬과 함께 이차전지의 핵심 광물인 니켈 가격도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니켈 가격은 톤당 1만727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8~9월 1만5000달러 후반대에서 1만6000달러를 중후반을 오르내리던 가격이 1만7000달러로 회복한 것은 3개월 만이다.
배터리 업계는 판가연동제 계약을 맺어 광물 가격의 급등락에 따른 위험을 분산해 왔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처럼 광물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한 상황에서는 앞서 구매했던 시점 대비 평균판매단가(ASP)가 떨어지면서 매출이 줄고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9일 기준으로 리튬 가격과 니켈 가격은 지난해 평균 대비 각각 16.55%, 19.55% 낮다. 급락한 광물 가격과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K-배터리 3사는 판가 하락, 재고 평가 손실 등을 떠안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3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9.7%, 9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리튬, 니켈과 같은 핵심 광물의 가격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배터리 업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광물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에 리튬, 니켈 등의 가격 반등은 원재료 가격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배터리 3사는 핵심 광물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급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사급은 모기업이나 고객사 등에서 원재료를 대량 구매해 협력사에 제공하는 걸 뜻한다. 예컨대 배터리 제조사가 경쟁력 있는 가격에 확보한 리튬, 니켈 등 광물을 양극재 제조사에 전달하게 되면, 양극재 제조사는 생산에만 집중하고 배터리 제조사는 원가 절감을 거둘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리튬 광산 업체인 라이온타운과 손잡았다. 양사는 올해 말부터 15년간 총 175만톤의 리튬 정광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한 번 충전에 500킬로미터(km)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약 500만 대 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엔솔은 IRA 세액공제 요건에 충족하는 핵심 광물 및 원재료의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구상이다.
삼성SDI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오는 2033년까지 10년간 리튬 총 15만4000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삼성SDI는 해당 물량을 양극재 제조 자회사 에스티엠(STM)에 활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티엠은 4125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양극재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SK온은 엑손모빌로부터 최대 10만톤의 리튬 공급받을 구상이다.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은 2030년부터 연간 전기차 100만 대 분량 리튬을 공급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양사는 구체적인 공급 시기와 물량을 본 계약 체결 후 확정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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