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맏형 엔씨소프트가 국내용 게임업체라는 오명을 벗고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신규 IP 대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가 국내에서의 흥행 부진을 딛고 북미‧유럽 등 서구권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고, 최근에는 2019년 출시 이후 대표작으로 자리 잡은 ‘리니지2M’이 중국 시장진출의 관문인 외자판호를 획득하면서 중국에서의 흥행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최근 외국산 게임 15종에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국내 게임 중에서는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와 엔씨 ‘리니지2M’ 2종이 판호 발급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시프트업의 첫 판호 발급이자, 엔씨의 10개월 만의 판호 추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엔씨는 지난해 연말 ‘블레이드&소울2’에 대한 외자판호를 발고, 현지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김택진 대표가 공을 들여 온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전략이 점차 빛을 보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판호 발급을 받은 ‘블레이드&소울’과 ‘리니지’는 엔씨의 전통적 캐시카우로 자리 잡은 ‘3대 레거시 IP’다. 때문에 판호를 발급 받은 두 게임이 현재 서비스 중인 국내외 지역을 넘어 중국 시장에도 무난히 안정적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엔씨는 ‘블레이드&소울2’의 중국 현지 퍼블리셔인 ‘샤오밍타이지’에게 ‘리니지2M’의 서비스도 맡길 예정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의 ‘리니지2M’은 예상치 못했던 판호 발급”이라며 “이미 판호를 받은 ‘블소2’가 연내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라 이 성과에 따라 ‘리니지2M’에 대한 기대감도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지2M’은 엔씨 모바일 게임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 매출원이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최상위권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며, ‘리니지2M’ 또한 이러한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리니지 충성고객의 이탈로 위기를 맞고 있는 엔씨는 최근 12년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단순‧물적 분할을 통해 자회사를 신설하는 등 경영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과 별개로 본연의 게임 사업에 집중하는 일은 필수적인 상황으로, 엔씨는 라이브 게임의 서비스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새로운 흥행작 발굴과 글로벌 영역 확장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실제 엔씨는 최근 ‘TL’의 사업 부문을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전환하고, TL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TL’이 글로벌 론칭 이후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스튜디오 출범을 통해 글로벌 IP로 집중 육성시키겠다는 것이다. 김택진‧박병무 엔씨 대표는 “개발 전문 스튜디오를 통해 TL은 보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환경에서 완성도 높은 게임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한편, 업계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엔씨의 매출은 3921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7.3%, 48.4% 감소할 전망이다. 엔씨는 핵심작의 중국 시장 진출과 더불어 4분기에는 ‘리니지’ IP 모바일 게임 ‘저니 오브 모나크’를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프로젝트 G’, 하반기 에는 아이온2’, ‘LLL’ 등을 공개하며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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