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계 카드사가 판매 및 관리비 절감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사의 판매 및 관리비에는 인건비를 비롯해 복리후생비, 마케팅비 등 각종 비용들이 포함된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경우 인건비나 시스템 개발, 인력구조 개편 등에 따라 부득이하게 관련 비용을 늘리고 있긴 하지만, 비용 절감 노력에 따라 전년 대비 증가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계 카드사 4곳(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는 1조43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3889억원)보다 3.43% 증가한 규모이나 증가율 면에서는 전년 3분기 대비 2.33%p 하락한 수치다.
지주계 카드사의 판관비 증가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3분기 4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판관비 총합은 1조313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289억원) 대비 6.86% 가량 큰 폭 증가했다.
이후 지난 2023년 3분기에는 1조3889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판관비에 투자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3132억원) 대비 5.76% 증가한 수준이나, 증가율은 1년새 1%p(포인트)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카드사들은 업황 악화에도 시스템 개발 유지와 인력 구조 개편 등에 투자하며 판관비를 지불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카드업계 역시 비용 절감에 주력하며 증가세 역시 누그러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KB국민카드의 경우에는 올 3분기 전년보다 판관비를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카드의 올해 3분기 판관비는 4371억원으로, 전년 동기(4535억원) 대비 3.62% 감소했다.
카드업계가 판관비마저 줄이고 나선 데는 높은 조달비용에 따라 쪼그라든 수익성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 말 1.287%에 불과하던 여전채 금리(3년물, AA+ 기준)는 2021년 말 2.372%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2022년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에 따라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 한때 6.088%까지 올랐던 여전채 금리는 2022년 말에도 5.536%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이후 지난해 말 3.821%로 3%대에 접어들더니, 최근 들어서는 3.378%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과거 저금리로 발행한 채권 금리보다 여전히 현재 금리가 높은 수준인 만큼,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 역시 여전한 상황이다. 실제로 올 3분기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이자비용은 각각 7781억원, 59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98%, 16.16% 증가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금리가 크게 오른 2022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발행됐던 카드채는 36조7200만원 규모에 달한다. 2021년 말까지 발행된 카드채의 표면이율은 1.97%에 불과했으나, 2022년 들어 발행금리 역시 크게 오르기 시작하며 표면이율이 3~4%대까지 올랐다. 이를 기준으로 차환한다고 가정할 경우, 카드사들은 조달금리를 2%포인트 가량을 더 들여야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부실 대출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비용 부담마저 늘어나며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악화를 피해가고 있다. 업황 개선에 따라 이자마진이 생긴 것이 아닌, 모집비용이나 판촉비 등 새어나가는 비용을 틀어막으며 순이익을 끌어올린 것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업계에서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당분간 내실경영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력구조 개편, 시스템 개발 및 유지 등에 따라 판관비를 늘리고 있다”면서도 “다만 경기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수익성 보전을 위해 비용을 절감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세고, 경기회복 개선시기도 불분명한 만큼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판관비 줄이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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