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올해 들어 매분기 하락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내린 탓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통화정책 방향 전환(피벗)에 나선 만큼, 은행 NIM 하방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의 평균 NIM은 올해 3분기 기준 1.52%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1.59%) 대비 0.07%포인트, 전년 동기(1.65%) 대비 0.1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NIM은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자산을 운용해 얻은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는 수치다. 금융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은행별 3분기 NIM은 국민은행이 1.71%로 1년 전보다 0.13%포인트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0.07%포인트 내린 1.56%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NIM은 지난해 3분기 1.57%에서 올해 3분기 1.41%로 0.16%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경우 1.55%에서 0.14%포인트 하락한 1.40%를 기록했다.
이들 은행의 NIM은 지난해 4분기 평균 1.61%에서 올해 1분기 1.64%로 소폭 상승했다가, 매 분기 하락하고 있다. 하락폭은 2분기 0.05%포인트, 3분기 0.07%포인트로 커졌다.
이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먼저 반영됐기 때문이다.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부사장(CFO)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예대 프라이싱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금리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은행 및 그룹 NIM의 하방 압력이 3분기까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NIM 하락세에도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25조6690억원으로 전년 동기(25조17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잔액이 각각 10.0%(66조3590억원), 8.1%(44조7640억원)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리며 NIM 하방압력은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지주 밸류업 방안으로 은행들이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진 데다, 금융당국 정책으로 가계대출 취급도 어려워지면서 이자이익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2025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은행업의 대출 성장이 내년에는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영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대출 성장은 명목 GDP 성장률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성장성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들은 향후 조달비용 및 건전성 관리에 주력해 NIM 하락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김기흥 신한은행 부행장(CFO)은 “내년도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고 있고,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 대응 등이 필요한 점 등을 감안하면 NIM 하락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자산 성장, 건전성 관리, 조달비용 관리 등을 강화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민 국민은행 부행장(CFO)은 “내년에도 분기별 NIM은 완만한 하락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성장 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저원가성예금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조달비용을 관리하는 등 수익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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