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금융당국 정책으로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는 크지 않았지만, 고객 유입을 토대로 플랫폼과 수수료 등 비이자 부문에서 성장세를 기록한 덕분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35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7.3% 증가한 수치다. 3분기 기준으로는 12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순이익이 30.1%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이자이익은 32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이 2.15%로 1년 전(2.31%)보다 0.16%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신 잔액이 42조8890억원으로 15.7%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과 대출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규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분기 기준 1조665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8.3%(2580억원) 증가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억원 초과 신용대출, 담보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출 신규상품이 예정돼 있어 잔액 증가는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고객의 대출 거래 편의성 등이 카카오뱅크가 갖고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출 이용자로만 보는 게 아니라 카카오뱅크 자체를 개인사업자 고객의 금융 니즈를 해소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 또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같은 기간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41조2240억원으로 0.2%(8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990억원 늘었고, 전월세대출은 3920억원 줄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이어지며 관련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수수료수익과 플랫폼수익은 올해 3분기 기준 573억원,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6%, 19.1% 증가했다. 지속적인 신규 고객 유입과 고객 활동성 강화가 ‘금융+생활 서비스’와 연결돼 수수료·플랫폼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고 카카오뱅크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9월 말 기준 2443만명으로 1년 전보다 215만명 늘었다. 3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74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352만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플랫폼수익의 성장세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대출비교 서비스’가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제휴 금융사의 100여개의 신용대출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신용대출 비교하기’의 3분기 실행 건수와 금액은 각각 8만건, 999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2.9%, 38.9% 증가했다.
김 COO는 “다른 경쟁 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대출비교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최근 1년 내 성과는 기대 이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수익의 절대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제휴사의 수를 꾸준히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연체율은 0.48%로 직전 분기와 같았다.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음에도 연체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4%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지속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2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해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지난 9월 태국 중앙은행에 인가 신청서 제출도 완료했다.
김석 카카오뱅크 COO는 “인도네시아 금융 환경이 국내와 다른 점이 상당히 많았음에도 슈퍼뱅크는 론칭 이후 여신과 수신, 고객 수 등 세 가지 부문에서 모두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며 “이는 카카오뱅크가 국내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상품과 서비스가 인도네시아 현지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국의 경우 인도네시아의 접근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자체를 책임있는 자세로 수행하고자 한다”며 “상품 및 서비스 기획, UI·UX 개발 등의 순서를 확정해 가고 있고 이런 경험에 기반해 추가적인 글로벌 전략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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