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채권 중개 업무가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올 3분기 증권사의 장외채권 관련 수익이 직전 분기 대비 47%, 지난해 대비해서는 무려 70% 가까이 수익이 늘어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채권장외중개 수익을 공시한 13개 증권사가 벌어들인 총 장외채권 관련 수익은 254억원으로, 전년 동기(151억원) 대비 약 68.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72억원)과 비교해도 불과 3개월만에 무려 47%나 늘어났다.
장외채권은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장내채권거래가 아닌, 개별 증권사와 고객이 직접 매매하는 채권을 말한다.
증권사가 직접 채권을 보유하면서 개인투자자가 거래할 수 있는 소액 단위로 쪼개 판매한다. 같은 채권이라도 증권사마다 가격도 다르게 매겨질 수 있어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약 80% 가량의 채권 유통이 장외거래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증시 불안과 금리 인하기를 맞아 채권투자에 대한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공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채권 전체 유형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2조634억원에 달한다.
각 증권사별로 보면 신한투자증권이 독보적으로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 3분기 기준 147억원의 채권중개 수수료 수익을 내며 전 분기(100억원) 대비 47억원이나 늘었다. 전년 동기(69억원) 대비해서는 두 배 이상(113%) 급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다양한 채널로 채권개미 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자사 채권보유 고객 중 전문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신한투자증권에 채권을 대여하면서 이자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채권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10월에는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와 제휴해 토스뱅크 앱 내에서 자사의 장외채권 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KIDB채권중개(57억원), KB증권(14억원), 대신증권(12억원), SK증권(8억3600만원), 키움증권(7억3200만원) 순으로 집계됐으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채권중개 수익이 8억원대에 불과했으나 1년 사이 3억원 이상 늘었다. 키움증권도 전년 동기 2억원대에 불과했던 수익이 3배 가량 급증했다.
키움증권은 그간 타사 대비 저렴한 수수료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빠르게 장외채권 시장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은 올 연말까지 보유 중인 장외채권에 스프레드를 붙이지 않고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자사에서 처음으로 장외채권을 거래하는 투자자에게 1만원의 채권 쿠폰을 발행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 다양한 증권사들이 장외채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증권은 장외채권 예약매수 서비스를 최근 내놓았으며, DB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도 장외채권 투자자 대상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주식 관련 수익이 감소한 가운데 추가적인 리테일 수익원으로 채권중개가 주목받고 있다”며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증권사도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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