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메리츠증권 장원재·김종민 각자대표 체제 ‘순항’…위탁매매·WM 동반성장 추진

3분기 영업이익 50% 급증…S&T서 성과
다음 과제는 ‘리테일’…고액자산가 영업·브로커리지 강화 계획

메리츠증권이 투톱 체제 전환 후 첫 실적발표에서 합격점을 받은 가운데 향후 과제로 리테일 강화를 내걸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를 확대해 현재 8% 수준에 불과한 리테일 비중을 두 자릿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42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617억원) 대비 5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753억원으로 48.9% 늘었다.

이번 실적은 메리츠증권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뒤 첫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7월 김종민 대표를 신규 선임해 기업금융(IB) 부문을 맡기고 기존의 장원재 대표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과 리테일 부문을 담당하기로 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보면 메리츠증권은 3분기에 자산운용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을 기록했다. 자산운용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1328억원으로 전년 동기(440억원) 대비 201.8%나 증가했다.

금리 방향성에 의존하지 않는 절대수익 추구전략과 일부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

IB 부문은 순영업수익이 892억원으로 전년 동기(989억원) 대비 9.8% 줄었지만 빅딜을 연이어 성사시키는 성과를 냈다. 3분기 서울 종로구 공평지구 PF대출 리파이낸싱 1조2000억원, 부산 해운대 센텀 공동주택 PF대출 1조원 등 부동산 딜을 비롯해 한양증권 M&A 관련 인수금융·인수확약(LOC) 제공 1040억원 등 다양한 부문에서 딜을 성사시켰다.

반면 약점으로 꼽히는 리테일 사업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위탁매매 순영업수익은 153억원으로 전년 동기(162억원) 대비 5.6% 줄었고 WM 부문은 102억원으로 2.0% 증가했다.

전체 수익에서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위탁매매가 5%, 자산관리가 3%로 두 부문을 합해도 8%에 불과하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리테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향후 중점 과제로 리테일 사업 강화를 내걸고 위탁매매와 WM의 동반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먼저 고액자산가 대상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정비에 나섰다. 메리츠증권은 고액자산가 전담 조직인 패밀리오피스를 장 대표 직속으로 편제하고 NH투자증권에서 고액자산가 관련 업무를 담당한 김대욱 NH투자증권 PWM기획부 이사를 리테일 본부로 영입했다.

패밀리오피스 조직이 본격 가동되면 고액자산가 고객과 리테일 고객자산 성장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최근 1년 새 메리츠증권의 1억원 이상 고객 수는 9460명에서 1만887명으로 15.1% 증가했다. 리테일 고객 자산은 21조7000억원에서 25조6000억원으로 18.0%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도 꺼내 들었다. 2026년 말까지 2년간 수퍼365 계좌 이용자에게는 국내·미국 주식 수수료, 달러 환전 수수료 무료 혜택이 적용된다.

메리츠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 규모는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보다 작기 때문에 단기간 빠른 성장을 위해 파격적인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메리츠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618억원으로 수익 1위인 키움증권(5263억원)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장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타 부문에서의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리테일 부문을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다른 사업에서도 그러했듯이 리테일 부문에서도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최상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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