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올해 해외법인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직접 해외 출장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신용판매 점유율 1위 신한카드가 문동권 사장의 영업력 강화 전략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고한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달 29일 베트남을 직접 방문하고, 베트남 최대 리테일 유통기업인 ‘모바일월드’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문 사장은 모바일월드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을 만나 전략적 금융파트너로서 양사 시너지를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모바일월드는 베트남 현지에 5500개가 넘는 유통망을 통해 다양한 전자제품 판매는 물론 슈퍼마켓, 약국 체인 등을 운영하는 베트남 1위 리테일 유통기업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전자제품 할부 구매 프로세스 간소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모바일월드의 1800만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신용대출과 임직원들을 위한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모바일월드 특화서비스를 탑재한 신용카드 및 BNPL 서비스도 내년 출시를 검토 중이다. 협약에 따라 신한카드의 베트남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8년 1월 프루덴셜금융그룹의 베트남 소비자금융회사 프루덴셜베트남파이낸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신한베트남파이낸스를 출범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비은행금융업 라이선스를 활용해 소비재, 자동차할부금융 등 리테일소매금융업을 영위하며 현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K-금융의 노하우와 강력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해외 금융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모바일월드와 함께 베트남 이외 다른 국가에서도 글로벌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사장은 지난 8월에도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는 등 해외법인의 외연 확장에 직접 나섰다. 신한카드의 카자흐스탄 법인 신한파이낸스는 최근 현지 중고차 판매 1위 딜러사인 ‘아스터오토(Aster Auto)’와의 합작 법인을 출범했다.
합작 법인 출범을 통해 카자흐스탄 전역에 걸쳐 아스터오토가 구축한 26개의 딜러 매장을 포함한 86개 영업 네트워크와 소속 영업사원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신한파이낸스의 영업력도 한층 제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제휴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카자흐스탄 3대 자동차 딜러사인 △아스타나 모터스(Astana Motors) △알루르(Allur) △오르비스(Orbis)와의 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문 사장은 아스터오토와의 합작 법인 공식 출범 및 아스타나 모터스와의 전략적 업무협약식 참석을 위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당시 문 사장은 기존 파트너사 경영진 미팅 및 카자흐스탄 자동차 판매 2위 딜러사인 ‘알루르(Allur)’ 경영진과 만남을 이어가는 등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제휴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지역 거점과 연계한 신규 특화 상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판매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 및 판매가 가능해졌다. 카자흐스탄 소매금융(MFO) 시장을 선도하는 ‘리테일 전문 금융사’로의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진 셈이다.
지난 2014년 11월 설립된 신한파이낸스는 이듬해 7월 사업 허가를 취득했다. 현재 카자흐스탄 3대 핵심 도시인 △알마티 △아스타나 △쉼켄트를 중심으로 자동차 금융과 신용 대출 등 소매 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문 사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행보는 내실 경영에서도 이어졌다. 신한카드는 2024년 정기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7그룹 체계’를 ‘5그룹 체계’로 슬림화하고 전사 비용 내실화 및 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특히 신한카드는 글로벌사업 경쟁력 강화 및 전사 기여도 확대를 위해 글로벌사업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할로 재편했다. 문동권 사장이 직접 사업을 들여다본다는 뜻이다.
문 사장의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따라 성과 역시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올 3분기 신한카드가 두고 있는 4개 해외법인의 순익 총합은 109억2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경기 둔화 등 대내외적인 영향에 따라 동남아시아 국가의 고객 실질소득이 감소하며 카드사들의 해외법인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신한카드 홀로 100억원대의 순익을 올렸다.
특히 문 사장이 집중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신한파이낸스의 3분기 누적 순익은 73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한파이낸스의 순익은 △2020년 11억8400만원 △2021년 15억9600만원 △2022년 25억6300만원 △2023년 64억3900만원 △2024년 73억3900만원 등 지속 우상향했다.
이와 같은 성과는 파트너사를 비롯해 현지 대형 딜러사와 제휴 협력을 강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공고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영업 실적과 손익 모두 크게 증가하며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주요 법인으로 꼽히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인해 올해 15억1800만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한때 홀로 100억원 가량의 순익을 냈던 효자 법인인 만큼, 최근 현지 1위 리테일 유통기업인 모바일월드와의 협약으로 실적 반등을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분기별 순익은 2,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지표도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4분기에도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지 상황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추진하고 국가별 역량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특히 철저한 건전성 관리 하에 2025년 성장 위한 영업력 확보 및 수익 창출 기반 마련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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