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 날던 K-방산, 비상계엄 여파에 수출길 막히나

계엄 선포 여파로 K2 전차 추가 구입 계약 연내 체결 불투명  
방산 협력 요청했던 스웨덴 총리‧미 국방부 장관 등 방한 취소  
올해 대규모 수출 이어가던 K-방산 성장세 꺾일 수 있어 우려  

K2 전차. <사진제공=현대로템>

올해 대규모 수출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국내 방산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이뤄야 성과를 낼 수 있는 산업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여파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9조원대에 달하는 폴란드 정부의 K2 전차 추가 구입 계약 연내 체결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2차 계약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1차 계약으로 180대를 순차 납품하고 있으며, 820대가 잔여 물량으로 남아 있다. 계약 금액은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연내 폴란드와 K2 전차 수출을 위한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0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해 동력분산형 고속열차인 EMU-260 완성차량을 시승하고 이어 K2 흑표전차 기동 시연 참관 후 생산라인을 시찰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폴란드 측에서 협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비상계엄에 따른 불안한 국내 정세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방산 수출은 통상 정부 간 협상이나 기업과 정부 간 협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정부의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이번 계엄 사태 여파로 지난 3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4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문해 수리온 헬기를 시승할 예정이었으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방산 수출 관련 논의를 위해 추진된 한·카자흐스탄 국방장관 회담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의 회담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상태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역시 당초 일본과 한국을 함께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엄 사태 여파로 이를 취소, 일본만 방문했다.

업계에서는 예기치 못한 계엄 사태로 방산 수출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이슈가 국가 불확실성을 높이며 추가 수주에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방산 수출은 계약 중후반부에 국가 간 대통령·국방장관급 협의가 필요한 만큼 정부 관련 불확실성은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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