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쿠팡·‘임금체불’ 대유위니아 청문회…여야, 환노위서 한목소리 질타

김범석 쿠팡INC 의장·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은 불출석
강한승 쿠팡 대표 "사회적 대화 참여하고, 성실히 이행할 것"
박은진 대유에이택 부사장 "딸로서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1일 국회 본관에서 개최한 청문회에 증인들이 앉아있다. 왼쪽부터 강한승 쿠팡 대표,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 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박현철 위니아전자 전 대표, 박은진 대유에이택 부사장, 김동현 대유위니아그룹 전 비서실장. <사진=최수빈 기자>

강한승 쿠팡 대표와 박은진 대유에이택 부사장 등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여야는 12·3 비상계엄 이후 극한 대치를 이어왔지만, 청문회장에서 한 목소리로 쿠팡의 노동환경 개선과 대유의 임금체불 사태 종식을 촉구했다.

쿠팡·대유위니아, 핵심 증인은 모두 불출석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와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쿠팡 측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와 홍용준 쿠팡로지틱스 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출석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대유위니아 측에서는 박은진 대유에이택 부사장(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차녀), 박현철 위니아전자 전 대표(박 회장 조카), 김동현 대유위니아그룹 전 비서실장이 출석했다.

쿠팡과 마찬가지로 주요 증인인 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과 박 회장의 배우자인 한유진 전 대유몽베르CC 고문은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박 회장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수감 중임을, 한 전 고문은 건강상 해외 출국을 불출석 사유로 제출했다.

이날 청문회 질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의원들의 의사진행이 이어지는 동안 강 대표는 의자 양 팔걸이에 손을 올린 채 시종일관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호영 환노위 위원장에게 청문회 증인 선서문을 제출한 뒤 자리로 향할 때에도 강 대표의 시선은 내내 바닥을 향했다.

청문회가 개최되자마자, 김 의장과 박 대표의 청문회 불출석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환노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대통령이 중요한가, 대한민국의 노동자가 중요한가”라며 “김 의장은 미국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 역시 “노동자의 죽음으로 회사를 만든 CEO답다”라고 꼬집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전 고문의 청문회 불출석에 대해 “출국일이 지난 12일인데, 출국한 국가가 명시되지 않았다”라며 “청문회 실시 보도 시점이 9일이기에 명백히 도피성 출국으로 보인다”고 질책했다.

쿠팡, 사망자 수조차 파악 못해…위니아 오너 2세는 ‘모르쇠’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자, 증인들의 사전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강 대표는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쿠팡에서 최근 5년 동안 숨진 노동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고 있나”라는 질의에 옆자리에 앉은 홍 대표를 바라볼 뿐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0년에서 2023년까지 국내 평균 산업재해율은 0.6%다. 쿠팡 3사의 산업재해율은 2.12%로 통상 위험한 현장으로 평가받는 건설현장(1.3%)보다 0.82%포인트 높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은 1년 365일 연속적으로 고정적인 야간 노동 문제가 지적돼 왔다”라며 “연속적 심야 노동 해법을 위한 사회적 대화 테이블을 만들면 이에 동참하고 합의 내용들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 약속한 적이 있나”라고 질의했다.

그러자 강 대표는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도출되는 결론에 대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택배과로사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쿠팡 택배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3시간 24분을 상차작업에 소요하고 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민욱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대부분 6일을 근무할 경우 20시간 가까운 노동을 공짜로 하고 있다”라며 “배송 나가기 전 분류 작업으로 이미 녹초가 되고, 쿠팡이 만들어 놓은 패널티와 배송 마감 시간 때문에 더욱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 2021년도에 이 부분(상차 작업)을 택배 노동자의 작업에서 배제하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라며 “신속한 실효적인 해결책 꼭 마련해야 한다”고 쿠팡 측에 당부했다.

대유위니아 측 증인으로 참석한 박 부사장은 청문회 질의에 ‘모르쇠 전략’으로 응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은 지난해 12월까지 위니아전자, 위니아, 위니아전자매뉴팩쳐링 3개 계열사에서 총 1196억6200만원의 임금이 체불됐다.

박 부사장은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의 “(부친인) 박용우 회장이 2023년도에 대유에이텍으로부터 급여를 얼마나 받아갔는지 알고 있는가”라는 질의에 “그 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박 부사장은 “임금체불 이후에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받은 퇴직금 161억원이 경영자로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라는 우 의원의 질문에도 “얼마나 수령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대유위니아 노동자는 청문회 자리에서는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강용석 대우전자사무직노조 위원장은 “박 부사장과 이 자리에 나오지 않은 회장님께 6개월 동안 월급 없이 살아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며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집에 자식이 굶고 있다는 점인데, 말 그대로 생지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 부사장은 “체불로 고통받는 전현직 임직원께 송구하다”라며 “아버지의 딸로서, 전 위니아 임원으로서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수빈 기자 / choi320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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