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시장을 둘러싼 카드사들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법인카드 고객의 경우 개인 고객보다 건당 이용금액이 크고, 지난 2021년 법인회원 경제적 이익 제한법 시행 이후 고객 유치 자체가 카드사들의 수익성 제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법카 명가(名家)’로 알려져 있는 KB국민카드가 지난 2024년까지 최근 3개년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우리카드 역시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강점으로 삼고 최근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영업 통으로 알려진 김재관 KB국민카드 신임 사장의 지휘 아래 KB국민카드가 법카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지난 2024년 연간 법인카드 이용실적(구매금액 제외)은 총 131조3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29조9418억원)보다 1.08% 증가한 수준이다.
◇ KB국민카드, ‘기업 Biz’에 선투자…‘기업고객그룹’ 강화
이 가운데 2024년 한 해 동안 법인카드 이용실적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카드였다. KB국민카드의 2024년 연간 법인카드 이용실적은 25조561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점유율은 19.08% 수준이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법인카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KB국민카드가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데는 적극적인 B2B 신시장 발굴 및 그룹 시너지 확대를 통한 지속적인 노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의 법인카드 시장 경쟁력 강화는 신규 선임된 김재관 사장의 지휘 아래 보다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장, SME 기획부장,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 등 기업금융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초 KB국민카드는 직제 개편을 통해 ‘기업고객그룹’을 새롭게 재편하고, 신규 재편된 기업고객그룹 하에 ‘SOHO/SME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이처럼 산하 부서 재편을 통해 기업 회원을 중심에 둔 B2B 및 B2C 등 제휴사와 전방위적 협업 진행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 김 대표 취임과 함께 이뤄진 조직개편에서는 기업고객그룹을 기업영업그룹, SOHO/SME본부를 SOHO/SME영업본부로 개편하며 조직의 실행력 강화까지도 염두에 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 법인카드 영업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전반적인 기업실적 성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기업 Biz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며 “여기에 기업고객 대상 맞춤형 솔루션 제공과 파트너십 모델 고도화를 진행했으며, 그룹 시너지 공동영업을 통한 기업 제휴 영업 확대 노력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맞춤형 솔루션 제공과 함께 파트너십 모델을 고도화하고, 기업고객 대상 B2B 신시장 발굴 및 KB금융그룹 시너지 확대를 통해 기업카드 매출 증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법인카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확고한 1위를 선점하고 있는 KB국민카드 뒤를 쫓고 있는 카드사들의 경쟁도 한창이다. 특히 은행과 영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지주 계열사 카드사가 법인카드 시장 대부분의 점유율을 나누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우리카드의 법인카드 영업력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개카’ 후순위 우리카드, ‘법카’는 선두권…우량법인 파트너십 강화 특화
우리카드의 2024년 연간 법인카드 이용실적은 23조1772억원으로, KB국민카드와 2조원 가량 격차를 두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우리카드의 법인카드 시장 점유율은 17.65%로, 전년(16.54%)보다 1.11%p(포인트) 올랐다. 8개 카드사 중 1년새 법인카드 시장 점유율이 1%포인트대로 성장한 곳은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우리카드의 뒤를 이어 △하나카드 16.41%(전년 대비 0.28%포인트 상승) △신한카드 15.61%(0.98%포인트 상승) △삼성카드 11.64%(0.92%포인트 하락) △현대카드 11.53%(0.52%포인트 하락) △롯데카드 7.49%(0.65%포인트 상승) △BC카드 0.59%(0.19%포인트 상승) 등의 순으로 점유율이 높았다.
이처럼 우리카드가 법인카드 시장 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도 우리은행과의 시너지 영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우리은행과의 시너지 영업을 전개하고, 소프트 경쟁력으로 우량법인 파트너십을 강화한 점도 점유율 제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고객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법인카드 신 경제영역 발굴 및 확대를 통해 법인영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면서 “아울러 금융지주 밸류업 전략으로 수익성 위주의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객의 건당 이용금액이 개인 고객보다 큰 법인카드 시장은 신용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이에 따라 법인카드 시장 내 카드사들의 경쟁 역시 점차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지난 2021년부터 법인회원에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카드 이용액의 0.5% 이내로 제한되며 점유율 등 회원 유치 능력 자체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향후 법인카드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인카드 고객은 개인카드 고객 대비 비교적 카드 이용금액이 커 매출 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법인회원 경제적 이익 제한법에 따라 카드사별 혜택의 차별화가 어려운 만큼 고객 니즈에 맞춘 법인카드 상품과 서비스, 브랜딩 등을 통해 카드사별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인카드의 경우 개인카드 대비 높은 수익성으로 카드사의 수익성 증대에 주요할 수 있다”면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정밀한 시장 모니터링 통한 고객 니즈 캐치 등 카드사 차원에서의 법인영업 확대 노력이 점유율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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