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조선업과 방산업의 한미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그룹 내 방산 3사의 수출 확대가 예상되는데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러브콜을 보낸 만큼 선박과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의 수혜가 기대된다.
특히 그룹의 주력인 조선과 방산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대미 네트워크를 통한 본업 경쟁력 확대와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23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캔들라이트 만찬, 스타라이트 무도회 등에 참석해 트럼프 정부 주요 각료를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과 두루 소통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9일 저녁 국립건축박물관에서 개최된 캔들라이트 만찬에서는 신 행정부의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 마이크 왈츠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등을 만나 환담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다수의 공화당 상하원 의원 및 글로벌 방산기업 CEO 등과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했다”면서 “한화그룹은 물론 대한민국 민간 외교사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4박 5일간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광폭행보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은 1983년생으로 미국 명문 사립 세인트폴 고교를 거쳐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2022년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지난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그룹 내 주력 사업은 물론 신성장동력 발굴 등 미래사업까지 챙기고 있다.
김 부회장이 미국에서 K-방산 세일즈에 나선 이유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조선과 방산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통적 에너지와 화석연료 기반 사업을 중시하고 있어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선박공업그룹(CSSC) 등 주요 조선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선사들이 중국 기업에 발주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함정 MRO 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고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함정 MRO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직접 K-조선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올해부터 MRO 사업 수주를 통한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지난해 미 해군 7함대 군수지원센터 싱가포르사무소가 발주한 MRO 2건을 모두 수주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1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 거점도 구축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의 생산 역량과 시장 경험을 기반으로 북미 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K-방산 맏형 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10개국에 수출된 K9 자주포를 중심으로 미 국방 조달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최근에는 미 국방부 핵심 관료 출신이자 방산 전문가인 마이클 쿨터를 해외사업 총괄 대표로 선임해 방산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한화그룹 방산 3사는 방산 수출 증가에 따른 업황 호조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 역시 전년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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