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한남4구역 수주 실패…출발부터 무거워진 어깨

취임 후 첫 수주전 ‘한남4구역’에서 ‘완패’
작년 영업손실 1조2천억…23년 만에 적자

지난해 말 취임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공들였던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패배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23년 만에 ‘역대급 영업손실’이라는 성적표도 받으면서 임기 초기부터 어깨가 무거워졌다.

24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1970년생으로 건설업계에서는 흔치않은 ‘젊은 CEO’로 관심 받았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해 현대건설에 입사했으며, 현대건설에서 건축기획실장, 건축주택지원실장 등을 거쳐 주택사업본부장까지 올랐다. 현대건설에만 30년 넘게 몸담은 인물이자 ‘주택통’으로 불렸다. 

그는 취임 후 첫 공식행보로 한남4구역을 찾아 “믿고 맡겨주신다면 최고의 랜드마크로 보답하겠다”며 “평생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수주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난 18일 열린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완패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335표를 획득했고, 삼성물산은 675표를 얻었다. 표 차이가 2배 이상 났다.

이번 패배가 아쉬운 것은 한남4구역은 향후 압구정3구역 등 한강변 대어 도시정비사업 수주의 전초전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압구정3구역의 공사비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3년 압구정TFT(테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수주를 노리고 있지만 이번 한남4구역 수주 실패로 유리한 위치를 뺏기게 됐다.

한남4구역 패배의 아픔이 가시기 전에 이한우 대표는 최악 수준인 실적도 받아야 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2조6944억원, 영업손실 1조22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0.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현대건설의 영업손실은 2001년 3826억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해외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19~2020년 인도네시아에서 연이어 수주한 발릭파판 정유공장 프로젝트와 2021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 수주한 사우디 자푸라 가스플랜트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사원가가 상승했고, 공기가 지연되면서 손실을 초래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영업손실에 대해 “연결 자회사의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에 기인한 것으로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공정 관리를 강화해 수익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대통령 관저에 미등기 건물을 시공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현대건설은 한남동 관저에 미등기 건물을 지은 뒤 스크린골프장으로 조성하고, 삼청동 안가에는 바(bar) 개조를 위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윤석열 정부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채택 이후 확인해본 결과 저희가 공사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윤영준 전 현대건설 대표와 실무자 등은 보안을 근거로 답변을 회피했다.

이에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은 “무책임하게 답변하는 것을 보고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고 현대건설은 아주 허접한 회사같다”며 “이부분은 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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