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에도 최근 2년 동안 고용한 인원이 3500명 이상 늘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1600명이 웃도는 인력을 충원하면서 3사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합병·분할 등으로 변동 폭이 컸던 32곳을 제외한 468개 기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LG엔솔,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22년 2만5437명에서 2024년 2만9084명으로 3647명(14.3%↑) 증가했다.
K-배터리 3사 중 최근 2년간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LG엔솔이었다.
LG엔솔은 2022년 1만1009명에서 2024년 1만2632명으로 늘었다. LG엔솔에 이어 삼성SDI가 2022년 1만1485명에서 2024년 1만3045명으로 1560명(13.6%↑) 증가했다. 해당 기간 삼성SDI는 3사 중에서 유일하게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었다.
SK온은 2022년 2943명에서 2024년 3407명으로 464명(15.8%) 증가했다. SK온은 3사 중에서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는데, 2022년에서 2023년까지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21.5% 늘어날 정도로 인력 충원에 적극적이었다. 다만 2023년에서 2024년까지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역성장(-4.8%)하는 등 주춤한 모습이다.
증가 폭이 가장 컸던 LG엔솔은 도심항공교통(UAM), 선박, 로봇 등 성장 잠재력이 높고 신사업의 기회가 많은 신규 어플리케이션 사업에 투입 역량을 키우고 있다. 또 배터리 제조를 넘어 에너지 순환 생태계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소프트웨어로 진출하기 위한 인력을 충원하면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엔솔은 오는 9일까지 EaaS R&D IT DX 분야 인력 모집에 나서면서 최근까지도 BaaS, EaaS 등 소프트웨어, 서비스 영역 사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인력 충원 중이다.
올해도 배터리 업계의 인력 충원이 지속될지 관심사다. 배터리 업계는 그동안 차별화된 기술력을 개발하고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LG엔솔은 세계 각국에서 인재 채용 행사인 BTC(배터리 테크 컨퍼런스)를 열고 인재영입에 나섰고, 삼성SDI도 T&C 포럼을 통해 회사 비전을 공유하고 인재 충원에 나선 바 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배터리 업계로서는 신규 인력 채용이 큰 부담이지만,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 인재 확보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적자 늪에 빠져있더라도 차세대 배터리 개발, 신소재 개발, 하이니켈 고도화 등의 R&D 투자가 이뤄져야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5~6년 미래를 향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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