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이 폭발적인 거래 증가와 신사업 다각화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전문 셀러 유치부터 티켓·간편결제, 해외 시장 공략까지 영역을 넓히며 기업가치가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크림의 움직임을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림 플랫폼의 매출은 2021년 32억원에서 2022년 459억원, 2023년에는 1222억원에 이르며 2년 사이 무려 40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거래액만 약 2조3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급성장에는 전문 셀러의 폭발적인 인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입점 사업자 제도를 시작으로 전문 셀러를 적극 유치한 결과, 거래량이 전년 대비 400배 가량 뛰었고, 누적 전문 셀러 수 또한 초기 대비 225배 늘었다. 크림은 판매자 등급제를 운영해 높은 매출을 내는 셀러에게 수수료 인하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검수·보관·CS 대응 등 전반적인 판매 프로세스를 지원해 셀러들이 소싱과 판매에만 집중하도록 돕고 있다.
크림은 한정판 재판매 뿐만 아니라 티켓팅, 간편결제 등 신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크림은 IP(지식재산) 협업을 통한 새로운 티켓 사업 모델도 확장하고 있다. 2022년 ‘AOMIX FEST’ 공연 티켓 서비스를 시작한 뒤 지속적으로 공연·전시 분야로 영역을 넓힌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티켓 거래액이 전년 대비 350% 급증했다. 이와 함께 엔터테인먼트와 패션 브랜드를 결합한 IP 상품 기획까지 시도하며,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간편결제 자회사 ‘크림페이’를 설립하고, 금융당국의 전자금융업자 등록 절차에 착수했다.
이미 ‘크림페이’, ‘크림머니’, ‘크림포인트’ 등의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이르면 6개월 안에 선불전자지급수단 등을 영위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선보일 결제 시스템은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이 아니라 크림 앱 내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향후 2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반으로 수수료 수익 등의 사업 다각화를 꾀할 전망이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일본과 동남아 지역 한정판 거래 플랫폼 지분을 늘리는 한편, 최근 크림의 자회사 소다가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한 중고 휴대폰·노트북 등 전자기기 리셀 영역까지 발을 넓혀, 단순히 한정판 패션 아이템을 사고파는 데 그치지 않고 종합 리셀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크림이 단기간에 몸집을 키우면서 성공적인 IPO도 기대되고 있다. 크림은 2023년 4월 기업금융(IB) 전문가인 김영기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IPO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그는 우아한형제들 매각, 카카오페이 상장 등 굵직한 M&A와 IPO를 잇따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IB통’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의 기업 가치 평가도 긍정적이다. 실제 크림은 지난해 7월 14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최초 발행해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기업가치 1조2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이는 미국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가 2023년 말 산정한 1조600억원 보다 약 13% 높은 수준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거래액과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크림이 세계 시장을 무대로 성장동력을 키운다면, 상장 시점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네이버 생태계가 쌓아온 신뢰도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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