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내 생보험사 작년 실적이 엇갈렸다. 농협생명보험은 전년대비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대비 농협손보는 당기순이익 감소세를 보이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농협손보의 경우 기후재난이 손해율과 직결된 농축산 특화 보험사라는 특수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보는 지난해 24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1817억원보다 35.4% 증가한 실적이자 2022년 666억원보다 265.9% 급폭한 수치다. 농협손보의 경우 10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3년 연속으로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 달성에 성공했다.
다만 농협생손보 모두 지난해 4분기 실적 기준으로는 적자 전환했다. 별도 기준으로 농협생명은 지난해 4분기, 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농협손보는 482억원 당기순손실을 찍었다.
농협손보의 경우 3년 연속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당기순이익 기준 2022년 2080억원, 2023년 1453억원, 2024년 1036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손보의 실적 하락은 폭설‧한파 등 잦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여타 보험사와 달리 농작물 재해보험과 같은 공익적 성격의 상품 취급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정부에서 50%, 지방자치단체에서 평균 30~50% 정도의 보험료 지원이 이뤄지는 데 이익을 크게 낼 수 있는 상품이 아닌 데다가 자연재해 이유로 작황이 좋지 않으면 손해율이 뛰는 특징이 있다.
또 금융당국이 제시한 새 보험회계 기준(IFRS17)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적용도 농협 계열 보험사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단기적인 매출 성과를 위해 계리적 가정을 임의로 산출해 실적 부풀리기를 한다는 논란이 일자 지난해 말,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추정 등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은 계리적 가정 값을 낙관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만큼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와 관련해 농협생보 관계자는 “4분기 적자 원인은 통상적으로 각종 사업비 지출 증가, 지급보험금 증가 등으로 손익이 저조하게 나타나는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농협손보 관계자는 “분기로만 봤을 때는 실적이 저조했으나 연도로 보면 성장세를 줄곧 유지했으며, 4분기 적자 전환의 경우 계리적 가정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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