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CEO가 MWC2025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이 AI(인공지능) 비서 앱 ‘에이닷(A.Dot)’의 유료화 추진을 앞두고 서비스 개편에 나선다. 이용률이 낮은 기능을 정리하는 한편, AI 핵심 서비스를 확장해 경쟁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LLM(대규모언어모델) 기반 AI 모델을 추가해 더욱 정교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4월 9일부터 에이닷 내 영화 예매 기능을 종료한다. 기존에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영화 및 상영관을 선택하고 예매할 수 있었으나, 이용률이 저조해 해당 서비스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타로·심리테스트, 게임, 캐릭터스토어 등의 기능도 단계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비서로서 이용자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기능에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서비스를 정리하고 있다”며 “철수된 서비스와 관련된 개인정보도 모두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에이닷의 비인기 기능을 정리하는 한편, ‘에이닷 전화’ 등 AI 핵심 서비스는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6일, ‘에이닷 전화’를 구글의 차량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오토 버전으로 처음 출시하며, 차량 운전자들을 위한 AI 서비스를 확장했다.
에이닷 전화는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의 기존 전화 앱 ‘T전화’를 개편해 출시한 AI 통화 서비스다. 자체 개발한 LLM ‘에이닷엑스(A.Dot X)’를 기반으로 △통화 요약 △AI 일정 관리 △스팸·피싱 탐지 및 차단 △실시간 외국어 통역 기능 등을 제공한다. 이번 차량용 버전 출시로 운전자도 AI가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요약해주는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향후 외국어 통역 기능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에이닷의 AI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LLM 기반 모델도 지속적으로 향상 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앞서 자체 개발한 ‘에이닷엑스’뿐만 아니라 오픈AI의 GPT-4o, 앤스로픽(Claude) 모델 3종, 퍼플렉시티 모델 2종을 지원해왔다. 올해는 △퍼플렉시티의 ‘소나 프로(Sonar Pro)’ 모델 △오픈AI의 최신 추론형 모델 ‘o3-mini’ △앤스로픽의 ‘claude 3.5 Haiku’ 등을 도입하며 AI의 정교함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에이닷의 LLM 서비스.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AI 비서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미국에서 글로벌 AI 비서 ‘에스터(Aster)’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퍼플렉시티, 오픈AI, 앤스로픽 등 글로벌 AI 기업과 협력해 검색, 일정 관리, 음성 인식 등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차별화된 AI 비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SK텔레콤은 2025년, 에스터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SKT의 에스터 베타 테스트는 올해 말에 공식 출시되기 전에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 개편을 통해 AI 비서 에이닷의 경쟁력을 높이고, 향후 유료화 모델 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국내에서 일정 수준의 이용자를 확보한 만큼, AI 기술을 고도화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과 기능 확장을 이어갈 방침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에이닷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55만명으로 챗GPT(387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SK텔레콤 AI사업전략본부 김지훈 본부장은 “에이닷 유료화 모델은 구독 상품 형태를 고려하고 있으며, 일상 경험, 검색, 통신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구독 상품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차별화된 AI 비서를 제공하지 못하면 수익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AI 자체의 성능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AI 에이전트 기능이 필요하다”며 “기존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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