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SKT와 LG유플러스는 그룹의 핵심 전략통을 신규 이사로 영입해 AI를 중심으로 한 사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KT는 기존 이사진을 재선임 하며 안정적인 사업 추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SKT는 오는 26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사 SK의 강동수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부문장 부사장을 기타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강 부사장은 SK그룹 내 주요 투자와 리밸런싱 업무를 총괄해온 ‘전략통’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 등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SK텔레콤 이사회에서 AI 신사업 투자와 의사결정에 폭넓게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T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5’에서 “AI 피라미드 2.0 가속화”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AI 수익화 전략을 선언했다.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AI DC) 구축부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통한 해외 AI 에이전트 서비스 확장 등 굵직한 계획을 잇달아 발표한 만큼, 이번 이사회 개편을 통해 AI 투자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25일 주총에서 홍범식 신임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하고, LG그룹의 권봉석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권 부회장은 LG전자 대표이사(CEO) 및 지주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친 후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인물로, 그룹 전반의 미래 전략 수립과 투자 방향을 이끌어 왔다.
권 부회장이 이번 LG유플러스 이사회에 처음으로 합류하면서, 최근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AI 기반 서비스 확장에 대한 의사결정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권 부회장은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적임자로 꼽히고 있으며, 지난해 말 선임된 홍범식 사장과 함께 AI 중심 사업개편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KT는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4명을 모두 재선임하며 이사회를 그대로 유지한다. 사외이사 예비후보 공모에도 적합한 새로운 후보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김영섭 대표가 추진 중인 ‘AICT(인공지능·클라우드·통신) 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내부 안정성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T는 글로벌 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며 AI 전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내로 ‘한국적 AI’와 ‘KT SPC(Secure Public Cloud)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이사진의 사업 이해도와 경험이 단기 성과 창출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그룹 전략통을 영입해 사업 변화를 주도하는 반면 KT는 새 판짜기 보다 현재 이사회 체제를 고수하며 리스크 관리와 사업 연속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이사회 구성에 따라 이통 3사의 AI 사업 추진 속도와 경쟁 구도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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