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준 동화약품 부회장, 아들 윤현호 이사에게 지분 승계…사촌경영 시작되나

윤현호 이사, 1만6000주 증여 받아…지분율 0.37%로 확대
윤 이사 작년 디더블유피홀딩스 사내이사로 경영 참여 시작
이미 지분 승계 완료한 사촌 윤인호 대표와는 아직 격차 커
동화약품 “증여 가능한 선에서 지분 승계…경영참여 아냐”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왼쪽)과 윤길준 동화약품 부회장. <사진제공=동화약품>

동화약품 오너일가의 지분 승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윤길준 동화약품 부회장이 아들인 윤현호 디더블유피홀딩스(DWP홀딩스) 사내이사에게 지분 일부를 증여하면서, 오너 4세 사촌 간 경영 구도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길준 부회장은 전날 장남인 윤현호 이사에게 동화약품 주식 1만6000주를 증여했다. 이는 16일 종가(6030원) 기준 약 9648만원 규모다.

이번 증여는 윤길준 부회장이 처음으로 진행하는 지분 승계로, 윤현호 이사의 동화약품 지분율은 기존 0.32%에서 0.37%로 확대됐다.

윤현호 이사는 지난해 동화약품의 최대주주이자 지주회사인 디더블유피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디더블유피홀딩스가 보유한 동화약품의 지분율은 15.22%다.

동화약품은 1897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제약회사로, 1937년 윤창식 명예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뒤 윤광열 명예회장을 거쳐 윤도준 회장과 윤길준 부회장의 형제 경영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형인 윤도준 회장의 장남인 윤인호 부사장이 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윤인호 대표는 올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전문경영인 유준하 대표와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했다.

윤인호 대표는 이미 지분 승계를 완료한 상태다. 윤인호 대표는 지난 3월 24일 윤도준 회장으로부터 보유 주식 115만3770주를 증여받았다. 이로 인해 윤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2.30%에서 6.43%로 증가하고, 윤도준 회장의 지분율은 5.13%에서 1.00%로 낮아졌다.

일각에서는 윤길준 부회장의 지분 증여에 대해 단순한 자산 이전을 넘어 윤현호 이사의 후계 구도 편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지분 증여를 계기로 윤인호 대표와 윤현호 이사가 공동 경영하는 오너 4세 사촌 경영이 도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윤현호 이사의 현재 지분율은 0.37%에 불과해 사촌 경영이 구축되려면 추가 지분 확보와 경영 참여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윤길준 부회장이 보유 지분 전량(1.84%)을 윤 이사에게 추가로 증여하더라도 윤 이사의 지분율은 2.21%로, 윤인호 대표(6.43%)와의 격차가 크다.

동화약품은 이번 지분 증여는 사적 거래일 뿐 사촌 경영 구도 구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법적으로 증여 가능한 1억원 선에서 지분 승계를 진행한 것일 뿐”이라며 “윤현호 이사가 경영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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