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비은행’ 기여도 성적은…KB금융 홀로 ‘우수’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고른 실적…포트폴리오 다변화 입증
신한·하나, 비은행 실적 약세…우리금융은 ‘은행 올인’
4대 금융, 비은행 강화로 밸류업 전략 속도

4대 금융지주의 비은행 기여도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신한·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비중은 1년 전보다 축소됐고, 우리금융지주는 여전히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가 지속됐다. KB금융지주 홀로 비은행 비중을 늘려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성과를 입증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올해 1분기 기준 42.0%로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 주가연계증권(ELS) 부채 전입에 따른 기저효과가 소멸하며 은행의 순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이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한 덕분이다.

특히 KB손해보험이 계약서비스마진(CSM) 성장 기반의 안정적 수익성을 이어갔고, KB증권도 트레이딩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KB국민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조정 영향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그룹 내 비은행 실적 기여에 일조했다.

나성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상호보완적인 실적을 통해 KB만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다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지난해 1분기 34.5%에서 올해 1분기 29.1%로 5.4%포인트 하락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한 1079억원, 신한라이프가 7.1% 증가한 16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카드와 캐피탈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 전체 비중은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기여도가 19.1%로 전년 동기보다 3.3%포인트 감소했다. 하나생명이 전년 대비 168.7% 증가한 12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주력 계열사인 하나증권의 순익이 16.2% 줄며 그룹 전체 비은행 기여도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금융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61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3%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6331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을 웃돌아 은행 비중이 102.8%에 달했다. 사실상 그룹 실적이 전적으로 은행에 의존하는 구조다.

▲4대금융 본사

최근 금융지주들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전략의 핵심축으로 비은행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과 고금리, 환율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자산 리밸런싱과 함께 그룹 내 비은행 수익 비중 확대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관련한 첫 번째 방안으로 ‘비은행 구조적 개선을 통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꼽았다. 이를 통해 ROE를 전년 대비 0.5%포인트 이상 개선시키겠다는 목표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는 “은행의 안정적 수익과 함께 비은행 부문의 구조적 개선을 통해 ROE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 2023년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출범한 하나자산운용을 그룹의 직접 자회사로 승격하고, 시니어 자산관리 브랜드 ‘하나더넥스트’와 연계한 타깃데이트펀드(TDF)와 함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비은행 부문 실적 둔화에도 그룹은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지속하겠다”며 “내실을 강화해 비은행 부분을 확대하고자 한다.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이나 과도한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인수 인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보험사까지 아우르며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단순 순익 확대를 넘어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욱 우리금융 CFO는 “비은행 부문 다각화와 은행-비은행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비이자이익 확대 기조를 지속하겠다”며 “보험사 인수 완료 시 그룹 당기순이익의 약 10% 증액과 ROE 1%포인트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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