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M&A 빅딜 큰 손으로 나선다…삼성전자, 獨 플랙트 2.3조에 인수

삼성전자, 독일 공조 업체 플랙트 2.3조에 인수
이재용 회장, 하만 이후 8년 만에 조 단위 M&A 단행
로봇·전장 이어 공조 시장 공략…신사업 계획 구체화

삼성전자가 최근 전장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을 추가 인수하며 M&A(기업 인수 및 합병)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빅딜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7년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조 단위의 대형 M&A라는 점에서 삼성 내부 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축적한 자본력을 앞세워 대형 M&A 시장에 가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성장산업인 인공지능(AI), 로봇 분야에서 추가적인 M&A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 2월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사법 리스크가 상당부분 해소된 만큼, 그동안 보수적인 투자전략에서 벗어나 대규모 M&A 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14일 독일 공조기기 업체인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약 2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Triton)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플랙트그룹은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기기 업체로,  △대형 데이터센터 △박물관 및 도서관 △공항·터미널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다.

삼성전자가 플랙트를 인수한 것은 공조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공조 사업은 가정과 상업, 산업 시설에 최적의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온습도를 제어하는 산업으로 지구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생성형 AI·로봇·자율주행·확장현실(XR)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 발열을 낮추기 위한 공조 솔루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은 2024년 610억 달러에서 2030년 990억달러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중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5월 미국 공조 업체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북미 공조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또한 이번에 플랙트 인수를 통해 자사의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b.IoT, 스마트싱스)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을 결합해 중앙공조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제공=삼성전자>

특히 조 단위가 투자되는 이번 빅딜은 삼성전자가 2017년 하만을 인수한 후 8년 만에 성사된 대규모 M&A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삼성전자는 당시 80억달러(약9조3400억원)를 들여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을 인수했다. 당시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뒤 처음으로 단행한 대형 M&A로, 핵심 미래 산업인 전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의지로 풀이됐다.

하만 인수 이후 삼성전자가 대형 M&A 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등이 맞물리며 소극적인 투자행보를 이어왔다. 다만, 삼성전자는 앞서 몇 년 간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메드텍(소니오), 오디오·전장(룬,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등 미래 성장 관련 기업을 연이어 인수하며 성장 기반을 확보해 왔다.

삼성전자가 이번 플랙트 인수를 계기로 대형 M&A에 나서는 만큼, 로봇, AI 등 유망 산업 분야에서 추가적인 M&A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고, 올해부터는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해 로봇 산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3월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역량 확보는 지속적인 성장의 필수 조건”이라며 “올해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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