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동남아시아 지역 해외법인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환율 불안과 현지 경기 둔화 등으로 위축됐던 실적이 개선되며 KB국민은행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우리은행은 두 배 이상의 순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최대 순이익 규모를 유지하며 동남아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이어갔다.
◇동남아 법인 실적 반등…신한은행 선두 유지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동남아시아 해외법인 순이익은 8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6% 개선됐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799억원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4% 감소한 규모지만 동남아 시장 내 최대 순익 자리를 지켰다. 신한베트남은행(663억원), 신한인도네시아은행(85억원) 등 주력 법인의 안정적인 수익 기여가 두드러졌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에서 1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44.9% 증가한 순익을 거뒀다. 하나은행은 동남아 지역에서 인도네시아 법인 한 곳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의 동남아 법인 5곳의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2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457억원으로 110.6% 급증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캄보디아우리은행이 올해 1분기 164억원 흑자로 돌아서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고, 베트남우리은행 순익은 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법인의 흑자 전환은 리테일 중심의 영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철저한 리스크관리, 디지털 채널 경쟁력 확대가 주효했던 결과”라며 “현지화 전략과 함께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에 집중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우리은행은 동남아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각국의 금융환경과 고객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전략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리스크 관리와 생산성 중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핵심 방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삭은 날고 부코핀은 다듬는다…국민은행 실적 회복세
KB국민은행은 전년 동기 244억원 손실에서 올해 39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의 순이익이 289억원에서 564억원으로 95.5%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미얀마 법인은 지난해 1분기 11억원 손실에서 올해 1분기 1억원 손실로 적자 폭을 줄였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는 국민은행 연결기준(K-IFRS)에서는 536억원의 손실로 반영됐으나, 인도네시아 현지 회계기준(PSAK)으로는 1분기 3520억 루피아(약 29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8270억 루피아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지 기준으로는 현지의 규제비율과 회계기준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실질적인 실적을 산출하고 있으나, 당행 연결기준으로는 여전히 보수적으로 실적을 산출하고 있다”며 “특히 대손충당금의 경우 여전히 현지보다 보수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차세대전산시스템(NGBS) 도입을 통해 최신화한 전산 시스템 기반을 마련하고 중소기업과 리테일 여신 성장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개선 추세가 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KB뱅크 인도네시아는 인수 시 보유하고 있던 부실자산 정리와 고비용 조달 구조 개선으로 왜곡된 자산부채 구조를 정상화하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향후 정상화가 본격화하면 현지와 연결 간 실적 차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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