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IPO 도전 앞 ‘기업금융·AI’ 구축 속도

케이뱅크, 상장 재추진 절차 본격 착수
1분기 순익 감소에도 비이자이익·건전성 개선
AI 투자 및 기업대출 확대 중심 전략 지속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지난 3월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내실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올해 수익 구조 안정성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며 ‘상장 삼수’에 나섰다. 재무적투자자(FI)와의 계약상 데드라인이 임박한 가운데, 최 행장의 전략적 선택이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IPO 주관사단 재구성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주요 증권사에 발송하며 상장 재추진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 2022년, 2023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이번 결정은 사모펀드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등 주요 FI와 체결한 계약상 조항을 이행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 FI는 2026년 7월까지 상장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보유 지분에 대해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는 계약 조항을 갖고 있다. 케이뱅크 경영진으로서는 더는 상장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IPO 성공 여부가 단순한 자본 확충을 넘어 케이뱅크의 중장기 전략, 나아가 최우형 행장의 리더십 평가와도 직결될 수 있다고 본다. 밸류를 회복할 수 있을지, 또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를 어떻게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최 행장이 취임한 2024년은 케이뱅크에게 있어 ‘실적 정상화의 원년’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케이뱅크는 연간 당기순이익 12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고, 비이자이익 확대와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기업공개 재추진의 기반을 다졌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2% 감소했다. 금리 인하 흐름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와 함께 가상자산 거래소 예치금 관련 이자비용 증가, AI·클라우드 등 전략적 투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다만 순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구조는 견실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든 반면, 비이자이익은 197억원으로 25.5% 증가하며 수익 다변화 흐름이 뚜렷했다. 연체율(0.66%)은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0.61%)은 전년 동기보다 0.26%포인트 하락했다.

외형 확장도 이어가는 중이다. 케이뱅크의 1분기 말 고객은 136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15.9% 증가한 27조8000억원, 여신 잔액은 14.8% 증가한 16조9000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 행장은 올해 AI·클라우드 인프라에 전년 대비 3배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2월 자체 언어모델 기반 금융상담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3월에는 KT와 함께 보이스피싱 실시간 탐지 기술을 적용했다. 또 개인사업자 대상의 세무상담 AI 서비스(비즈넵)도 도입하며 디지털 서비스 외연을 넓히고 있다.

케이뱅크는 조달 기반 확보와 기업금융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BC카드와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 규모의 조달 계약을 체결하며 자본여력을 확보했다. 해당 자금은 주로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상품 확대 및 디지털 시스템 고도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기업금융 측면에서는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등 중소사업자 대상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2조원 규모의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1분기 후순위 대환대출 출시 이후 취급에 속도가 붙으며 4월 말 기준 잔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상장 재도전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둔 가운데, 최 행장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금융 확대와 디지털 전환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하반기가 IPO 흥행 여부는 물론 최 행장 리더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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