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실적이 약진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 상위권 운용사를 중심으로 실적 증가세가 뚜렷이 드러났다.
‘출혈 경쟁’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ETF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운용사들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미래에셋운용 올해도 최대…삼성‧KB 등 ETF 상위권 운용사 돋보여
23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협회 등록 자산운용사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1411억원의 수익을 냈다. 전년 동기(1031억원) 대비 36.9%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수탁고 증가에 힘입어 펀드 보수가 증가하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특히 미래에셋 글로벌 ETF가 국내외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주요 운용사의 1분기 순이익으로는 △삼성자산운용 227억원(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 △KB자산운용 180억원(10.4%↑) △키움투자자산운용 169억원(191.4%↑) △이지스자산운용 160억원(171.1%↑) △한국투자신탁운용 117억원(81%↓) △한화자산운용 112억원(37.8%↓) △신한자산운용 89억원(23.6%↑)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중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운용사들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운용사들은 ETF 시장 점유율 상위권이다.
실적이 감소한 운용사 중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22년 처분한 대체투자 부문(현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지난해 3월 한국금융지주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그 처분비용 524억원이 반영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 기저효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21일 기준 각 운용사별 ETF 시장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이 38.7%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 33.8%, 한국투자신탁운용 8.1%, KB자산운용 7.8%, 신한자산운용 3.5%로 상위 5위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1월 기준 점유율이 2.3%, 점유율 순위는 6위권이었으나,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하며 ‘톱5’사에 이름을 올렸다. 회사는 대표 상품인 ‘SOL S&P500 ETF’를 비롯해 ‘SOL AI 반도체 소부장 ETF’ 등을 내세우며 시장 내 존재감을 확대했다.
이밖에 점유율 1% 이상 운용사로는 △한화자산운용 2.3% △키움투자자산운용 2.1% △하나자산운용 1.0% 등이 있다.
◆200조 육박한 ETF 시장…‘출혈 경쟁’에도 운용사 실 수익은 늘었다
현재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97조3170억원으로 ‘200조’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5월 21일(143조9182억원) 대비 37.1%나 늘어났다.
ETF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주요 운용사들은 ‘제로(0)’에 가까울 정도로 보수를 파격적으로 인하하며 ‘출혈 경쟁’ 논란까지 일었다.
미래에셋운용은 ‘TIGER 미국S&P500 ETF’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2종의 총보수를 0.0068%로 인하했으며,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S&P500 ETF’와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0.0062%로 낮추며 응수했다. 최근 점유율 순위가 내려간 KB운용도 ‘RISE 미국 S&P500’ ‘RISE 미국 S&P500(H)’ 총보수를 연 0.0047%까지 내리며 ‘업계 최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투자자 대상 마케팅을 위한 비용 지출에도 아낌없는 투자가 이어졌다. 올 1분기 기준 전체 운용사들의 광고선전비 지출은 128억원으로 전년 동기(83억원) 대비 54.2%나 늘었다.
이처럼 운용사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부 상품에 대한 보수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ETF 판매를 통해 운용사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편, ETF를 운용하지 않는 영세 운용사들의 형편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1분기 실적을 공시한 493개 자산운용사 중 절반이 넘는 260개사(52.7%)가 적자를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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