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상장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이 상장 11년 만에 1만4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와의 대형 계약과 피하주사 제형 전환 기술 ‘ALT-B4’의 상업화 기대감 등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 248곳 중 상장 폐지된 3곳을 제외한 245곳을 대상으로 시가총액, 실적 등을 조사한 결과, 기술특례 상장 이후 시총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알테오젠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특례 상장 제도는 우수한 기술력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유망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무제표상 적자라도 상장 기회를 제공한다.
알테오젠의 시총은 지난 15일 기준 17조6485억원으로 상장 당시인 2014년 1199억원과 비교해 1만4612% 증가했다. 2위인 리가켐바이오의 시총 증감율(3608%)과 비교했을 때 1만1004%p 차이가 난다.
알테오젠의 시총은 2020년과 2024년 두 차례 급등했다. 2019년 9297억원에 머물던 시총은 2020년 5조465억원으로 뛰었고, 2024년 16조5022억원으로 10조원을 넘겼다.
시총 상승의 주요 배경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계약 성사에 있다. 알테오젠은 2020년 머크(MSD)와 4조7000억원(3억8650만 달러) 규모의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ALT-B4’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에는 머크와 맺었던 2020년 계약을 키트루다 제품군에 대해 독점적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외에도 산도즈, 다이이찌산쿄 등과 ‘ALT-B4’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ALT-B4는 정맥주사(IV) 치료제를 피하주사(SC) 형태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로 약물을 정맥이 아닌 피부에 직접 주입해 5분 내로 투여 가능하다. 투여 편의성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 IV 제형 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다.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제형 기술을 도입해 개발 중인 머크의 키트루다SC는 지난해 11월 임상 3상에 성공해 FDA의 허가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키트루다SC가 2025년 하반기 FDA 승인 및 출시, 2026년 상업화 후 판매 마일스톤 수익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테오젠의 실적도 상승세다. 지난해 알테오젠의 매출은 1029억원으로 전년(965억원) 대비 6.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4억원으로 전년(-97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흑자는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837억원, 영업이익 610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와의 대규모 계약금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며 “작년에도 산도즈, 다이이찌산쿄 등과의 계약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테오젠은 제형 변경 기술 외에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일 자회사 알테오젠헬스케어와 알토스바이오로직스를 합병하고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를 출범시켰다. 이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국내외 상업화를 위한 통합 조치로, 현재 국내 및 유럽에서 판매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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