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제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 기조로 그동안 성장세를 기록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가격인상과 수요둔화로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고되면서, 이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1.9%로 낮춰 잡았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IDC 역시 2.3%에서 0.6%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 둔화의 배경으로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부터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를 비롯해 해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대해 최소 25%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선언했다.
관세 정책이 현실화 되면, 중국과 인도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애플과 베트남, 인도 등에서 스마트폰을 생산 중인 삼성전자 모두 관세 영향권에 들게 된다. 관세 부과 시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 가격이 인상되고,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수요 위축을 감안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못할 경우, 애플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관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0%로 하향 낮췄다.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애플의 성장률도 기존 4.2%에서 1.9%로 하향 조정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북미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미는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우려로 인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애플과 삼성의 성장 전망도 하향 조정됐는데, 이는 비용 상승분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기>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 전망치가 둔화되면서 양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업계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한편, 제조사의 가격 부담으로 인해 부품 가격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기는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LG이노텍은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업계가 관세 부과에 따라 직접적인 조치를 받지 않지만, 세트 수요 감소로 인한 연쇄적인 영향은 받을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미국으로 스마트폰 생산지를 옮기는 방안을 불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관세 협상 등 긍정적인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향 매출 비중이 큰 LG이노텍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1분기 기준 LG이노텍에서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고객이 차지한 비중은 80.4%에 달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이노텍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전년 대비 6.9% 감소한 6574억원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하반기 또한 관세 영향으로 IT 세트 수요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관세 부과 전 조기 구매가 발생했고, 관세 전가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특히 북미 지역 중심의 IT 수요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2024 년 고객사 출하량의 28%를 북미가 차지했다는 점은 큰 부담 요인”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