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랠리’ 팡파레에 빚투 1개월새 1조 늘어…증권사, 신용 마케팅 ‘과열’

5일 신용융자 ‘18.5조’, 10개월만에 최대치…전월 대비 1조 증가
신용융자 마케팅 경쟁에 0.1% 금리· 투자금 지원 프로모션도 등장
새정부 기대감 속 증권·지주사·에너지·조선·방산주 등에 빚투 쏠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증시가 연일 ‘허니문 랠리’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신용대출을 통한 투자(빚투)도 한 달 새 1조원 넘게 급증했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가 신용융자 관련 마케팅을 펼치면서 과열 양상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신용융자는 증시 활성화 효과를 일으키지만 증시가 하락세로 반전될 경우 투자자의 손실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해 위험성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선을 앞둔 지난 2일 투자자예탁금은 60조1886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이 6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6월2일 이후 딱 3년만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입금한 자산을 가리킨다. 투자자예탁금이 늘어날수록 시중 자금이 증시로 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신용융자도 날로 불어나는 추세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18조5530억원으로 지난해 8월 6일(19조554억원) 이후 10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한 달 전인 지난달 2일(17조5330억원)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 4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증시가 크게 오르며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온 데 따른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일 기준 2855.77포인트로 마감해 한 달 전인 지난달 9일(2577.27포인트) 대비 10.8%나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기 ‘임기 내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을 공약하며 상법 개정안 통과 재추진, 불공정 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자본시장법 개정,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DM) 편입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증권주(株),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에 따른 지주사주, ‘에너지 믹스’ 정책에 따른 기대감을 받고 있는 에너지 관련주, 조선·방산주 등에서 뚜렷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신용융자 또한 빠르게 늘고 있다. 증권주 중 미래에셋증권의 신용융자 잔고는 9일 기준 247만주로 지난달 9일(95만주) 대비 160%나 폭증했다. 지주사인 한진칼도 같은 기간 신용융자 잔고가 2만주에서 16만주로 8배나 급증했다.

분위기에 힘입어 각 증권사들도 모처럼 돌아온 ‘국장(국내주식) 투자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다양한 신용융자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개시했다.

지난 3월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은 기간별 신용융자 금리를 최대 0.2% 낮추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어 4월에는 메리츠증권이 일주일 구간 신용이율을 기존 6.55%에서 5.90%로 인하했고, NH투자증권도 60일간 금리를 0.1% 낮췄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달 12일부터 신규 및 휴면고객 대상으로 오는 9월 9일까지 연 3.7% 금리의 투자금 지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의 주요 리테일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간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이익은 2022년 2조6472억원에서 2023년 2조9216억원, 2024년에는 글로벌 증시 침체로 2조8626억원으로 전년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대체로 증가세를 보여 왔다.

다만 신용융자는 증시가 하락세를 보일 경우 투자자의 손실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인 만큼 지나친 과열양상은 막아야 한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거래자의 거래빈도는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의 거래빈도 대비 3배 이상 높아 매우 단기적이고 투기적인 투자행태를 보인다”며 “신용거래자의 낮은 수익률은 과잉확신과 같은 투자자의 행태적 편의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용거래는 일종의 ‘가수요’이며 레버리지 수단으로써 투자자 효용과 주식시장 안정성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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