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대금 급증에도 웃지못하는 넥스트레이드, ‘15%룰’이 발목

넥스트레이드, 출범 석 달여 만에 거래대금 점유율 30% 넘겨
6개월 평균 거래량 15% 넘길 경우 ‘거래정지’ 규제…일부종목 거래중단 검토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도 빠르게 상승해 30%를 넘겼다.

문제는 6개월 평균 거래량이 한국거래소(KRX)의 15% 넘길 경우 ‘거래정지’ 조치가 내려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 점유율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대체거래소 육성 및 증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메인마켓‧프리마켓‧애프터마켓의 총 일일 거래대금은 12조1950억원, 거래량은 3억6266만주에 달했다.

이 중 KRX에서 제공하지 않는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 일 거래대금은 2조6334억원, 애프터마켓(오후 3시40분~8시)은 1조373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같은 날 한국거래소의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17조7170억원으로,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8조1882억원)은 전체 증시 거래대금(KRX‧넥스트레이드 합산)의 31.6%에 달한다.

메인마켓 거래량 기준으로는 넥스트레이드(2억2891만주)가 전체의 19.9%를 차지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지난 3월 출범 이후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출범 첫달 넥스트레이드의 평균 거래비중은 1.4%에 불과했으나 한 달 후 바로 9.4%로 뛰어올랐으며 두 달 차인 지난 5월에는 13.8%까지 급증했다.

가파른 성장세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다. 현행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 규제가 성장세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와 같은 대체거래소의 6개월 평균 거래량은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거래량의 15%를 넘겨서는 안 된다. 이를 넘어설 경우, 이틀 뒤 거래가 정지된다.

최근 들어 새 정부 출범 이후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자금이 몰리고,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정규장 개시 전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넥스트레이드로 몰리고 있다.

지금의 추세대로 꾸준히 점유율이 상승할 경우 조만간 6개월 평균 거래량도 한국거래소의 15%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넥스트레이드는 ‘울며 겨자먹기’로 일부 인기 종목에 대해 거래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량 한도를 맞추기 위한 대책으로 거래량 상위권 종목 일부에 대해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의 거래를 임시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 한 달간 두산에너빌리티의 넥스트레이드 거래량은 3억만주를 넘어서며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의 거래량을 뛰어넘었다.

우리보다 앞서 대체거래소를 도입한 해외 국가의 경우 유럽(EU)은 대체거래소에 해당하는 MTF와 OTF의 점유율이 각각 34%, 28%를 차지한다. 미국은 13%, 일본은 12%로 조사되고 있다.

한아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증권사의 ATS 시장 선점 경쟁 및 대량‧바스켓매매 개시에 따른 기관투자자의 참여 기반 확대로 당분간 국내 ATS 거래 증가와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일본처럼 유연한 활성화 정책을 추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처럼 공정경쟁 체제와 통합 공시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거래량 규제 완화에 대해 금융당국과 논의를 진행중인 부분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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