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 3상 좌절…이의신청 없이 수용

식약처 “임상 2상, 유효성 입증 못해”
현대바이오, 반려 후 60일간 대응 無
임상 재개 불투명…해외 시장 공략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본사. <사진제공=현대바이오사이언스>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이하 현대바이오)가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의 3상 임상시험계획(IND) 반려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판단을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바이오는 전날 식약처의 코로나19치료제 ‘제프티’ 3상 임상시험계획 신청 반려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현대바이오는 당초 “이의신청 여부를 포함한 대응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실제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앞서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2년 ‘제프티’의 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300mg과 450mg 용량 탐색 임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현대바이오는 300mg 용량군에서 대조군 대비 유의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3상 추가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 2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통합임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식약처는 용량 탐색 임상에서 300mg과 450mg 모두 통계적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용량으로 재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회사 측에 보완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현대바이오는 중간용량(약 375mg)을 추가로 제안했으나 지난 4월 3일 열린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원회는 당시 회의에서 “기존 용량 모두 유효성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중간 용량을 추가하더라도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용량 탐색을 위한 2a상 임상시험을 우선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수년간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그러나 또다시 식약처의 판단에 따라 2상부터 임상을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는 2021년 41억원, 2022년 164억원, 2023년 63억원, 2024년 3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연도별 연구개발비율은 각각 51.5%, 209.6%, 66.5%, 26.1%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제프티가 임상에 성공한다고 해서 상업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국내에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상용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정식으로 허가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 한국화이자제약 ‘팍스로비드정’(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 리토나비르), MSD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등이 있다.

현대바이오는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제프티는 현재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글로벌 2/3상 통합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며, 베트남에서는 뎅기열 치료제로 2/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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