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우리은행장이 내부통제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양대 축으로 조직 체질 개선에 본격 나섰다. 스마트 시재관리기 도입과 함께, 고객 중심의 본부 개편·AI 인재 확보 등 영업현장과 디지털 플랫폼 양쪽에서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와 ‘AI 기반 성장’ 기조 아래 중소기업·소상공인을 겨냥한 상생금융 전략도 병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본부 조직을 전면 개편하고 고객군별 영업·기획 기능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조직 효율화를 추진했다. 개인고객 부문은 기존 상품·마케팅 조직을 ‘개인상품마케팅부’로 통합했고, 기업고객 부문은 ‘기업영업전략부’를 신설해 상품 개발부터 영업까지 일원화했다.
또 외환 관련 서비스를 전담하는 ‘외환사업본부’를 기업그룹 내로 재편하고, 자영업자 전담조직인 ‘소호사업부’를 신설해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지원과 컨설팅을 강화했다. 이는 최근 새 정부의 상생금융 정책기조와도 맞물리는 행보로 실질적 현장 접점 확대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 행장은 디지털 플랫폼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영업그룹’도 새로 출범했다. 기존 WON뱅킹사업부, 플랫폼사업부, WON모바일사업부를 한데 묶어, 우리WON뱅킹 앱의 초개인화 서비스 고도화와 UI·UX 전면 개편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급망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 항공결제·정산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 사업도 확장한다.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병행했다. 기존 AI플랫폼부를 ‘AI전략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HR그룹 내 ‘TECH인사부’를 신설해 개발 인력 확보에 나섰다.
정 행장은 디지털을 통한 내부통제 고도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8월 말까지 전국 영업점에 ‘스마트 시재관리기’를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이 장비는 기존 수작업 중심의 금고 출납 방식을 대체하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낱장 단위까지 시재를 관리할 수 있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영업부에 설치된 스마트 시재관리기. <사진=우리은행>
스마트 시재관리기는 앞서 시행한 시범운영에서 실효성과 내부통제 효과, 직원 만족도 측면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시간 모니터링과 오류 감지, 정산 자동화 등 기능을 통해 금융 사고를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정 행장은 “관행적으로 처리되던 불합리한 업무를 과감히 개선하고, 실효성 있는 진짜 내부통제를 통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해 말 신뢰 회복 중심 개편에 이은 두 번째 대수술이다. 정 행장은 디지털 전환과 영업전략, 내부통제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체질 개선을 통해 영업 효율성과 수익성,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삼각 축’을 동시에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는 우리은행 디지털 전략의 본격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금융권 최초로 알뜰폰 서비스 ‘우리WON모바일’을 출시하며 통신·금융 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섰고, 6월에는 우리투자증권의 MTS 연계서비스를 통해 별도 앱 설치 없이 우리WON뱅킹 내에서 주식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우리WON뱅킹의 가입자 수는 2022년 1996만명에서 2023년 2072만명, 2024년 2161만명에 이어 올해 1분기 2185만명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 행장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 신규 서비스 확대 기조가 맞물리며, 향후에도 유의미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강점인 기업금융을 더욱 성장시키고 디지털과 AI 기반의 지속 가능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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