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에너지의 경제기여액이 2023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정유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영향으로 법인세 등 세금 지출이 200% 이상 감소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기여액을 가늠할 수 있는 기부금도 같은 기간 91.5% 줄어들었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매출 상위 100곳을 대상으로(공기업·금융사 제외) 지난해 경제기여액을 산출한 결과, SK에너지의 경제기여액은 41조258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41조4975억원 대비 0.6% 줄어든 수치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창출한 가치의 총액으로 △협력사(납품 및 외주가공비 등) △임직원(급여 및 복리후생비) △정부(법인세 등 세금) △주주(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채권자(이자비용) △사회(기부금) 등 이해관계자에게 지급한 비용의 합계를 뜻한다.
SK에너지의 경제기여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데는 법인세 축소로 인해 정부기여액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SK에너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가 지불한 법인세비용은 2023년 571억원에서 247.6% 급감한 -842억원으로 계상됐다. 마이너스(-)는 법인세를 내지 않거나 환급받을 수 있는 수치로, SK에너지의 법인세비용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0년 -4901억원 이후 4년 만이다.
법인세 축소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하는 등 정유 업황이 침체기를 이어가면서 SK에너지의 연간 실적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SK에너지의 연간 매출은 43조2783억원, 영업이익은 51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0.5%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87.2% 급감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같은 기간 기부금 등을 포함한 사회기여액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SK에너지의 지난해 기부금은 13억원에 그쳤다. 2023년 162억원과 비교하면 91.5% 급감한 수치다.
이는 사업보고서 상에 기부금을 공시하지 않은 GS칼텍스를 제외한 국내 정유 3사(SK에너지,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기부금은 90억원으로 전년(95억원) 대비 5.7% 줄었다.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전년(142억원) 대비 0.4% 증가한 143억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2023년 2월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한국에너지재단에 기부금 150억원을 기탁했다”며 “전년도인 2022년 기부금은 약 9억으로, 특수 상황으로 인해 2023년 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SK에너지의 이해관계자별 경제기여액 중 증가세를 보인 부문은 원재료, 서비스 등의 구입을 통해 협력사에 지불한 비용을 포함한 ‘협력사’ 부문이 유일했다. 지난해 SK에너지가 협력사에 지불한 비용은 총 40조6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직원 급여 퇴직 급여, 복리후생비, 주식보상비용 등을 포함한 ‘임직원’ 부문은 전년 대비 17.1% 감소한 499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기관에 지불하는 이자비용을 포함한 채권자 부문은 -9.2% 감소한 1936억원으로 집계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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