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달 초 실시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 가중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 가운데 자구 노력으로 체질 개선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평가는 ‘2025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의 공시 항목을 바탕으로 재무 부문(500점)과 비재무 부문(500점)으로 나눠 진행됐다. 시장형 공기업 14곳, 준시장형 공기업 17곳 등 총 31개사를 대상으로 2023~2024년 결산 기준 경영 데이터를 토대로 진행됐다.
평가 항목은 재무 부문은 안정성(120점)·수익성(110점)·활동성(120점)·효율성(150점), 비재무 부문은 인력(140점)·보수 및 복리후생(140점)·환경(120점)·안전(100점) 등이다. 항목별 순위에 따라 점수를 부여했고, 이를 합산해 총점 1000점 만점으로 계산했다.
4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코레일은 재무 부문에서 207.7점을 획득하며 비재무 부문(221.3점) 대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안정성 항목에서 26.4점을 받는 데 그쳤다.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탓이다.
실제 코레일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265.4%로 전년 대비 22.9%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220.6%)과 비교하면 44.8%포인트 오른 수치다. 2005년 코레일 설립 당시 5조8000억원 수준이었던 누적 부채는 지난해 21조632억원에 육박했다. 단기 채무에 대한 지급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지난해 37.4%로 전년 대비 5.1%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누적 부채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비용이다. 2020년 2980억원이었던 코레일의 이자 비용은 2021년 294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3212억원, 2023년 3722억원, 지난해 4130억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수익성(61.4점)과 활동성(63.5점) 항목에선 비교적 선방했다. 코레일의 지난해 매출은 6조5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114억원으로 2023년(-4743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도 줄었다. 지난해 총자산회전율은 22.6%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했고, 자기자본회전율은 80%로 12.6%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매출 증가는 KTX 운영 수익이 2조5483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한 덕분이다. 지난해 KTX-청룡 운행 등으로 고속철도 이용객은 800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다만 수서고속철도(SRT) 개통 이듬해인 2017년 적자 전환 이후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분명 재무적 리스크다.
효율성 항목의 경우 56.4점을 받았다. 코레일의 지난해 노동생산성은 직원 1명당 1억2050만원이었다. 지난해 인건비생산성은 159.7%, 자본생산성은 12.9%를 기록했다.
코레일은 비재무 부문 중 인력(66.1점)과 보수 및 복리후생(61.4점) 항목에서 선방했지만, 환경(49.1점)과 안전(44.8점) 항목에선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코레일의 지난해 안전예산집행률은 83.9%로 전년 대비 6.1%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202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코레일이 C(보통) 등급을 받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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