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반출 논란 고조…네카오, AI 기반 지도 서비스로 견제 나선다

구글 지도 데이터 반출, 안보·기술 주권 흔들 우려
네카오, AI 지도 서비스로 맞불…구글 독주 견제

구글이 한국 정부에 요청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한미 간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오는 7월 8일을 앞두고, 구글이 한국 정부에 요청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도반출 요구는 국내 보안이슈는 물론 국내 디지털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자사 지도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이번 주 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 측에 무역협상 제안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 제안서에는 디지털 무역장벽 완화와 함께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 허용 여부가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리정보를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하고 이를 통상 협상의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이 현실화 될 경우,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은 물론 국내 IT·AI 생태계가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의 미사일 기지를 정밀 타격한 사례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이처럼 민감한 정보를 통상 협상의 도구로 삼는 것은 국가 안보와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오는 7월 8일을 앞두고 본격적인 한미 관세 협의에 착수하면서 향후 미국의 관세 조치가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을 놓고 대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구글은 앞서 지난 2월, 1:5000 축척의 고정밀 국가기본도 데이터를 자사 해외 서버로 반출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이는 2011년, 2016년에 이은 세 번째 요청으로, 정부는 오는 8월 11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도반출 논란의 핵심은 국가 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구글이 사용하는 지도는 축척 1:2만500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정밀도가 낮지만, 이번에 요청한 데이터는 군사 시설과 보안 지역까지 포함된 1: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다. 이는 국가 안보와 주권 문제에 직결되며, 특히 한국처럼 분단국가인 경우 정보 유출이나 해킹 등에 대한 우려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면 반출을 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이지만, 구글은 여전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도 반출 논란과 함께, 구글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구글은 미국에서 안드로이드 이용자의 셀룰러 데이터를 무단 수집한 혐의로 약 4300억원(3억140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원고 측은 구글이 해당 데이터를 광고 및 지도 기능 강화에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 지도 발견탭. <출처=네이버>

이같은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 플랫폼들은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구글의 국내 시장 진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지도 앱에 AI 기반 장소 추천 기능인 ‘발견’ 탭을 새롭게 도입했다. △지금 많이 찾는 장소 △사용자 활동 기반 추천 △전국 핫플레이스 등 맞춤형 정보 제공을 통해 사용자의 관심사와 위치 데이터를 정교하게 반영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AI로 분석해 도착 시간을 예측하는 개인 맞춤형 내비게이션 기능도 선보였다.

글로벌 이용자 편의성도 강화 중이다. 한국어 리뷰에 대한 다국어 번역(영어, 중국어, 일본어) 기능은 물론, 네이버페이 실명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며 외국인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정경화 네이버 지도 리더는 “네이버 지도는 오프라인 정보를 온라인에 정밀하게 담아내며, 사용자에게 장소 탐색의 즐거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지난 2일 AI 기반 로컬 서비스 ‘AI메이트 로컬’을 출시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대화 형식으로 입력하면,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맛집, 카페, 데이트 코스 등을 추천한다. 특정 장소에 대한 핵심 정보를 요약해 보여주는 ‘AI 요약’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이와 함께 카카오맵은 ‘열차 위치 보기’, ‘버스 예상 시간표’ 기능을 새롭게 추가하며, 정밀한 대중교통 정보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지도 기술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되면,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기반의 차별화된 기능을 강화해 국내 시장을 방어하는 한편,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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