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전장사업 강화’ 특명…“‘팀LG’, 日 총출동 했다”

‘그룹 실세’ 권봉석 부회장 등 LG 최고 경영진, 日 출장길
혼다 본사서 비공개 테크데이 개최…LG 전장 솔루션 소개
IVI·배터리·패널 등 ‘원 패키지’로 공급…‘전장 세일즈’ 강화

LG그룹이 구광모 회장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전장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 붓는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미래차의 핵심 부품인 전장 사업의 성장 가능성 또한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그룹 계열사 최고 경영진으로 구성된 ‘팀LG’를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에 급파, 전장 관련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LG그룹은 6일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을 비롯한 LG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혼다 본사가 위치한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이번 일본 출장길에는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 사장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CEO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CEO 사장 등 주력 계열사 경영진들이 대거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LG 사장단으로 꾸려진 ‘팀LG’가 일본으로 향한 것은 혼다 본사에서 열리는 ‘테크데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테크데이는 일종의 제품 설명회다. 실제 LG그룹은 이틀 간 혼다 본사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차량용 카메라 및 통신 모듈, 전기차 배터리, 차량용 디스플레이, 차량용 센서 및 조명 등 LG만의 전장 솔루션을 소개하는 비공개 테크데이를 개최했다.

이들은 혼다 주요 경영진들과 만나 LG의 전장 제품과 기술력을 알리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각 계열사별 전장 솔루션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어 완성차 업체에 제시하는 ‘원팀 전략’을 구사한다는 게 팀LG의 복안이다. 

LG그룹은 △LG전자(차량용 인포테인먼트·조명) △LG엔솔(배터리) △LG디스플레이(패널) △LG이노텍(카메라 모듈·센서) 등 계열사별로 전장 분야를 세분화하고, 각 영역을 전문적으로 육성해 왔다. 이에 공동의 기술을 공유하는 LG 계열사의 전장 제품은 보다 유기적으로 통합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주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기술적으로 안정성이 입증된 다양한 전장 솔루션을 하나의 패키지로 공급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LG전자>

그룹의 실세인 권 부회장부터 LG전자, LG엔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핵심 계열사 사장까지 LG의 최고 경영진들이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전장 세일즈’에 나선 것은 그만큼 LG그룹이 전장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그간 구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전장 사업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왔다.

지난 2018년 회장직에 오른 구 회장은 지난 7년 간 ‘선택’과 ‘집중’ 경영 기조를 앞세워 부실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전장, 배터리, AI(인공지능) 등 미래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그룹의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전장 사업은 구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LG 주력 사업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장 사업을 영위하는 LG전자 VS(Vehicle Solution)사업본부는 올 1분기 2조84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그룹 내 핵심 신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조6600억원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계절적 비수기 등에 따른 수요 감소로 TV, 생활가전 등 주력 사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반면, 전장 사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2분기에도 전장 사업이 LG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이날 올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전장 사업에서 안정적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무엇보다 운영 효율화로 인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 하반기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중심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다”고 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에서 세 번쨰)이 6월 인도네시아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합작 법인 ‘HLI그린파워’를 방문해 배터리 셀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LG>

미래차의 핵심 전장 부품인 배터리도 구 회장이 지대한 관심을 갖는 분야다. 구 회장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엔솔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LG엔솔의 최근 3년 간 매출액은 △2022년 25조5986억원 △2023년 33조7455억원 △지난해 25조6196억원을 기록했다.

구 회장은 올 3월 열린 정기 주주 총회(주총)에서도 “배터리를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키겠다”며 배터리 사업 육성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달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구 회장은 LG엔솔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합작 법인 ‘HLI그린파워’를 찾아 배터리 셀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쟁사 대비 LG만의 차별화된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해할 수 있도록 집중해 달라”며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이 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전장 사업 강화에 적극 매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액정표시장치)와 비교해 소비 전력을 60% 낮추고, 무게를 80% 절감한 ‘차량용 P-OLED(플라스틱 OLED)’를 전장 사업의 첨병으로 점찍었다. 해당 패널은 얇고 가벼운 데다 구부릴 수 있어 독보적인 강점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LG는 내년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점유율 60%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과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부품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확대 중이다.

LG이노텍의 전장 부품 수주 잔고는 2021년 이후 4년째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수주 잔고는 2023년보다 27% 증가한 13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3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신규 수주도 20% 늘어난 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 <사진=LG디스플레이>

구 회장이 애정을 쏟고 있는 전장 사업은 LG의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전장 사업 확대를 위해 원팀을 구성한 LG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직접 만나 세일즈에 착수했다.

LG가 전장 사업 협력 강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벤츠의 초대로 독일 진델핑겐을 방문에 첫 테크데이를 개최했다. 같은해 4월에는 현대차의 요청으로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남양연구소를 찾아 비공개 테크데이를 열었고, 9월엔 일본 도요타를 상대로 테크데이를 가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벤츠 방문 후 LG 테크데이에 대한 고객사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이 한번에 고객사를 만나게 되면 그만큼 협업 관련 의사결정이 빠르고, 고객 입장에서도 전장 솔루션을 한번에 납품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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