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사장 선임을 앞두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정권 교체 시기마다 불거지는 낙하산 인사에 노조가 반발하며 총력 투쟁을 예고한 것이다. 이번 인선을 계기로 KAI의 민영화 가능성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강구영 전 사장이 지난 1일 임기를 3개월 남겨두고 조기 사퇴하면서 현재 차재병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후임 사장으로는 류광수 전 KAI 부사장,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 문승욱 전 산업부 장관 등 3파전 구도가 형성된 분위기다. 류 전 부사장은 KAI에서 한국형전투기 KF-21 개발을 총괄했던 고정익사업부문장 출신이다. 현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기술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강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국방선임행정관을 지내고 방위사업청 내부 직원 중 처음으로 차장과 청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국방산업특보로 활동했다.
하지만 노조는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류 전 부사장과 강 전 청장의 선임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류 전 부사장은 재직 당시 KF-21 공식행사장에서 무기업체인 타우러스를 홍보해 논란을 일으켰고, 퇴직 후에도 KAI 출신 핵심 기술 인력들의 한화 이직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또 다른 후보인 강 전 청장에 대해서도 “공공기관 수장으로서의 기본자질조차 갖추지 못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 기자들과의 부적절한 술자리 논란으로 고발된 전력이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이번 사장 인선을 둘러싼 움직임이 정치 인맥, 구시대 사조직, 퇴직 낙하산 세력의 연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승구 KAI 노동조합 위원장은 “검증 없는 낙하산 인사가 강행된다면 즉시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면서 “이번 인사는 KAI의 기술 주권과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는가에 대한 최종 시험대”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KAI의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이 KAI 지분 26.4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등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다. 방산업계에서 KAI를 두고 “민간기업의 탈을 쓴 공기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 KAI의 민영화를 추진한다면 한화와 LIG넥스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LIG넥스원은 KAI 인수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이 KAI를 인수하게 되면 한화와 방산업계 양강 체제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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