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양적 성장 보다는 질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그룹의 실질적 경영을 맡고 있는 오너 3세 윤석빈 대표는 1조 원대 박스권을 넘어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높이며 경영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최근 10년간 매출은 9000억~1조원 초반대를 오가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조2053억원을 기록한 이후 반등과 하락을 반복했다. 해태제과 아이스크림 사업을 빙그레에 매각하며 2020년에는 매출이 9232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는 1조469억원의 매출을 올려 2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이었던 아이스크림을 매각하고도 3년만에 1조원대로 복귀했고, 매출 증가까지 이뤄내며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눈 앞에 닥친 경영 상황은 만만치 않다. 크라운해태의 영업이익은 2015년 892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67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372억원으로 전년 동기(5220억원) 대비 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0억원으로 전년 동기(401억원) 대비 12.7% 감소했다. 순이익은 205억원으로 전년 동기(272억원) 대비 24.6% 급감했다.
국내외적으로 원가가 상승하고 경기악화로 인한 외부요인에 따른 결과지만 수익성 확대를 위한 신제품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이 필요한 이유다.
반면, 재무상태는 탄탄해졌다. 10년 가까이 재무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라운해태홀딩스의 2024년 부채총계는 6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575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05.2%다. 윤석빈 단독대표체제가 시작된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부채비율 낮추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2020년 124%에서 2021년 128%, 2022년 122.8%, 2023년 112.5%에 이어 작년에는 105.2%를 기록했다.
크라운해태는 안정적인 1조원대 매출 달성에 이어 해외 수출을 통해 수익성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크라운제과는 해외공략을 위해 지난해 4월 충남 아산 스낵공장을 완공했다. 기존 아산공장 대비 2.6배 이상 생산능력을 키워 내수는 물론 수출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해태제과도 2022년 아산공장을 완공해 양사는 수출에 유리한 평택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수 제품 의존도가 높은 상품 포트폴리오는 크라운해태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크라운산도, 버터링, 에이스, 홈런볼, 죠리퐁, 카라멜콘, 맛동산 등 수십 년째 판매되는 브랜드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소비층을 겨냥한 혁신 상품이 부족하다는 의미한다. 반면,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구조의 기반이 되고 있다. 크라운해태는 주력 브랜드의 새로운 맛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크라운해태와 해태제과는 2004년 인수합병으로 한 울타리 안에 들어온 뒤, 현재는 지주사 크라운해태홀딩스 아래에서 독립 사업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오너 3세 윤석빈 대표는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대표이사직을 맡아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윤 대표는 그룹 창업주 윤태현의 손자이자,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장남이다.
업계 관계자는 “크라운해태는 그룹 매출 대부분을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에 의존하고 있는데, 두 회사 모두 전통 브랜드에 안주하며 신규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며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제품 혁신으로 정체 국면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