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동서식품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2년을 맞았다. 그는 ‘맥심’과 ‘카누’ 등 국민 브랜드를 앞세워 커피 시장 1위를 지켜냈다. 하지만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이 둔화됐고, 내수 시장 정체로 인해 신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조7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7554억원)보다 2.0% 늘었다.
매출 확대는 제품 가격 인상 덕이다. 동서식품은 2024년 주요 제품 출고가를 7~9% 인상했다. ‘맥심 모카골드’와 ‘카누 아메리카노’ 등 주요 제품 가격은 1년 새 20% 가까이 올랐다.
김 사장 취임 이후 동서식품의 외형은 성장했다. 경기 침체와 커피 소비 위축 속에서도 매출을 방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매출 증가가 곧바로 재무 체력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527억원에서 1859억원으로 26% 가까이 줄었다.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이 오히려 악화한 것이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동서식품의 재고자산은 2683억원으로 전년(2333억원) 대비 15.0% 증가했고, 매출채권은 1525억원으로 전년(1418억원)보다 7.6% 늘었다.
동서식품의 성장을 막고 있는 것은 내수 시장 정체와 구조적 한계로 인한 해외 확장 불가다. 동서식품은 미국 몬델리즈와 합작사 형태로 운영되면서 ‘맥심’ 상표권 문제로 해외 진출이 사실상 막혀 있다.
이 때문에 김광수 사장은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다. 김 사장은 2023년 시장 흐름에 맞게 캡슐커피 ‘카누 바리스타’를 출시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국내 캡슐 시장이 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주도권은 네스프레소가 쥐고 있다. 동서식품은 올해 카누 바리스타 판매량이 누적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있다.
김 사장은 또 RTD(Ready to Drink) 커피 ‘맥심 티오피’와 프리미엄 라인업을 통해 체질 전환을 시도해왔다. 티오피는 꾸준히 매출을 확대하며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년간의 매출 방어는 가격 인상과 단기 요인에 기댄 측면이 강한 만큼 향후 카누 바리스타 같은 신제품과 RTD 확대, 브랜드 프리미엄화를 통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단순 가격 전략은 한계가 뚜렷하다”며 “김 대표가 마케팅 전문가답게 체험과 경험 중심으로 브랜드를 재편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 바리스타는 출시 이후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올해 안에 누적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종류의 캡슐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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