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시장, KT&G·필립모리스 투톱 체제…전체 시장의 90% 이상

국내 점유율 1%P 차…사실상 양강 구도 굳어져
해외 확장·제품 리뉴얼 맞불…BAT는 반등 난항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KT&G와 한국필립모리스가 치열한 1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45.8%, 한국필립모리스는 45.2%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해 사실상 양강 체제다. 반면 3위 BAT로스만스는 점유율 10%대에서 고전하며 뚜렷한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KT&G는 해외 거점을 잇따라 확충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2008년 튀르키예 공장 설립 후 올 초 증설(연간 120억 개비 규모)을 완료했고, 지난 4월에는 카자흐스탄 신공장을 준공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4년부터 연간 210억 개비 규모의 제2·3공장 증설에 착수해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해 말 지연됐던 베트남 릴 기기 공급도 올해 정상화됐다. 올해 1월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세워 직접 사업도 가능해졌다.

여기에 니코틴 파우치, 액상형 베이퍼 등 신제품군을 추가해 비연소 담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내년에는 궐련형 신제품 ‘릴 하이브리드 4.0’을 선보여 국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제품 리뉴얼과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를 전면 개편했다. 지난 2월에는 기본형 ‘일루마 i’와 프리미엄 모델 ‘일루마 i 프라임’을 출시했고, 6월에는 저가형 모델인 ‘일루마 i 원’을 선보였다. 가격대별로 제품군을 완성하며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기술 혁신과 다양한 가격 전략을 통해 점유율 확대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BAT로스만스는 점유율이 10%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지난달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하이퍼’ 전용 스틱 브랜드 ‘네오’ 10종을 전면 리뉴얼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스틱실 기술을 적용해 맛과 흡연 경험을 개선했고, 패키지 디자인도 새롭게 바꿨다.

3사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4조원 규모로, 일본·이탈리아·러시아에 이어 세계 4가로 크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14년 4월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흡연 피해 책임을 묻는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공단이 패소했지만, 지난 5월 항소심 변론이 마무리돼 선고를 앞두고 있다. 건보공단은 항소심에서 흡연과 폐암 간 인과성이 반드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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