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교체기’ 맞은 신한·우리, 진옥동·임종룡 회장 연임 가능할까

신한금융, 회추위 가동하며 차기 수장 검증 절차 착수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 임기 만료 앞두고 4분기 인선 전망
정권 교체 변수 속 경영 연속성 부각

국내 금융권이 리더십 교체의 분수령을 앞두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동시에 만료되면서 차기 수장 인선 작업에 이목이 쏠린다. 신한금융은 이미 회추위를 가동해 검증 절차를 시작했고, 우리금융도 연내 후임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말 회추위를 공식 출범시키고 차기 회장 후보군 검증 절차에 착수했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돼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원칙 아래, 내부·외부 인사를 폭넓게 검토할 예정이다.

진옥동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이후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다변화를 양축으로 한 경영전략을 통해 신한금융의 체질을 강화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기존 동남아시아를 넘어 타 지역으로까지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서도 상당한 성적을 거뒀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리금융의 경우 아직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돌입하지는 않았다. 다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 역시 내년 3월 만료되는 만큼, 4분기 내 관련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룡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기업금융 명가로의 회복’을 선언하며 그룹 체질 전환을 추진해왔다. 특히 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다시 출범시켰고, 동양생명·ABL생명을 인수하면서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두 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은 단순히 경영진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금융권을 둘러싼 정책 기조가 ‘금융 본연의 역할 강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금융지주의 리더십은 향후 수년간의 경영 전략과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사업 비중을 더 끌어올리면서 디지털 혁신 전략을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금융은 기업금융 명가로서의 위상 회복과 함께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충,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부각된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치적 변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을 내놓는다. 정권 교체에 따른 인사 물갈이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당국과의 관계 설정 능력이 연임 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ESG 경영, 디지털 전환, 글로벌 리스크 대응 등 굵직한 과제들에 대한 비전 제시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회장 모두 생산적 금융 확대라는 정책 기조에 호응해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진 회장은 자회사 신한은행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맞춰 전담 애자일 조직을 신설하고 성장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 회장 역시 ‘미래성장동반 프로젝트’를 통해 첨단 전략산업과 중소기업을 겨냥한 대규모 자금 공급 계획을 선제적으로 내놓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두 회장이 취임 이후 단기간 내 굵직한 변화를 이끌어낸 만큼, 연임 여부는 단순한 인사 결과를 넘어 금융권 전반의 전략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영 성과와 더불어 정책 환경, 정권 교체 변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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