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정체에 칼 빼든 CJ제일제당, 비핵심 자산 매각해 글로벌 공략 강화

상반기 매출 14조4456억원…전년 동기와 비슷
자회사 정리 통해 주력 사업 경쟁력 제고 노려
유럽·미국 공장 투자로 글로벌 생산망 확장 가속

CJ제일제당이 내수 소비 침체로 인한 실적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에 나섰다. 확보한 자금은 재무 안정과 해외 생산시설 확충에 활용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조4456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4546억원) 대비 0.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823억원으로 전년 동기(7519억원) 대비 9.3% 줄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정체된 상황에서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내수 침체로 국내 식품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3분기에도 성장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 부진과 원가 부담, 중국산 라이신 공세와 스페셜티 경쟁 심화로 시장 기대를 소폭 밑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 CJ제일제당은 사업 구조 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일 사료·축산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 지분 100%를 네덜란드 사료 기업인 로얄 드 허스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1조2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중국 효소·발효 자회사 CJ유텔바이오텍은 미국 케민인더스트리즈에 처분했다. 지난 2020년 중국 뉴센츄리바이오케미칼 등으로부터 인수한지 5년만이다. 매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자회사 매각은 성장성 높은 주력 사업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한 선택과 집중 차원이다”며 “재무 구조 개선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확보한 자금을 통해 대형 인수합병(M&A)이나 해외 생산시설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예전부터 현지 생산시설에 꾸준히 투자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미국에는 2019년 인수한 슈완스 공장을 포함해 총 20개 식품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며, 일본에서는 치바현 신공장을 포함해 5곳의 만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2018년 독일, 2022년 베트남, 2023년 호주 등에 생산시설을 확보한 바 있다.

현재는 유럽 사업 확대를 위해 헝가리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오는 2026년 하반기부터 만두 생산을 시작하고, 추후 치킨 등으로 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는 약 7700억원을 들여 자회사 슈완스 신규 공장을 구축하고 있으며,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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