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 250만 시대…“외국인 친화 보험 판매채널 운용 고려할 때”

외국인 근로자 수 급증…보험 신계약, 3년 새 54% ↑
금감원도 접근성 제고 동참…외국인 표준 안내장 제공

국내 체류 외국인 관련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25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계약 체결 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지난해 기준 26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95만명보다 70만명(35.8%)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 신계약 건수는 74만건에서 114만건으로 40만건(54.0%) 증가했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중에서 일자리를 갖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도 2021년 85만명에서 지난해 100만명으로 15만명(17.6%) 늘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 고용률은 같은 기간 64.2%에서 64.7%로 0.5%포인트 올랐다.

관련 법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와 사용자는 출국만기보험, 임금체불 보증보험, 귀국비용보험, 상해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의 사회권 보호 성격을 일부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이들이 국내에 불법으로 체류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험 서비스 영역이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하고, 관련 기반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올해 7월, 외국인 대상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인 한패스와 ‘외국인 대상 자동차보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같은 달 삼성화재는 KB국민은행와 손잡고 외국인 근로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출국만기보험, 귀국비용보험, 상해보험 등 ‘외국인 근로자 전용보험’을 KB스타뱅킹 앱에서 간편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하나은행과 ‘EPS 외국인 근로자 전용 보험’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월부터 외국인 보험 가입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고객 케어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또 교보생명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험 불완전판매 예방 등을 목적으로, 2019년 9월부터 ‘신계약 모니터링 외국어 상담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금융당국도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험 접근성 제고 흐름에 동참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7월 보험계약 외국어 고객 표준 안내장 마련, 보험협회 및 보험사 비대면 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보험이용 전 과정에서의 외국인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기존 제도개선 방안이 보험계약 체결 단계에 집중돼 있어 보험계약 체결 이후 외국인 고객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불편 해소를 위해 올해 3분기 중 △보험모집 △보험계약 유지 △보험금 청구 단계로 구분해 단계별 표준 안내장(영문·중문)을 마련하고, 올해 4분기 중에는 사고보험금 접수 시 외국인 표준 안내장 등을 기존 설명자료와 함께 제공할 방침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이처럼 국내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수가 계속 늘면서 외국인 보험 가입 증가율이 내국인을 크게 앞지른 상태다.

실제로 국내에서의 외국인 보험 가입 증가율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 동안 17.8% 성장했는데 이는 내국인의 보험 가입 증가율인 2.6%를 15%포인트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외국인의 보험 판매 채널별 가입 건수 비중은 보험설계사, 법인보험대리점(GA)과 같은 대면 채널이 6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특화 채널로 추정되는 기타 채널의 비중이 17%로 조사됐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언어적 장벽과 함께 문화적 장벽도 함께 해소할 수 있는 외국인 친화 판매채널의 운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외국인들이 고령화, 지역 분포 및 체류 목적 다양화 등을 겪을 것에 대비해 여러 특화상품 제공도 신경 써야 할 것”이라며 “동시에 이들의 보장 공백과 소비자 보호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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