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새 지부장 나온다…‘팰리세이드 美 생산’ 쟁점

문용문 이을 차기 지부장 선거 준비 절차 돌입
국내 일감 지키는 공약 내세워 표심 잡기 전망
수당·성과급 사수 위해 해외 생산 확대 저지
현대차, ‘무관세’ 美 생산 늘려야 수익성 방어

문용문 현대차 노조지부장(가운데)이 임단협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용문 현대차 노조지부장(가운데)이 임단협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인 가운데 노동조합의 차기 지부장 선거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차 노조의 차기 집행부를 노리는 후보들이 해외 생산 확대 저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커 노사 간 긴장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최근 새 지부장 선거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우선 이달 17~19일 제11대 지부장 후보 등록을 받고, 21일에 후보 확정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후 2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선거운동을 진행한 뒤 4일 1차 투표를, 9일에 2차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의 표를 받은 후보가 나오면 2차 투표는 생략된다. 문용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의 뒤를 이을 차기 지부장은 4만2000여명의 조합원들을 대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비롯한 사측과의 협상에 나서게 된다. 임기는 내년 초부터 2년이다. 신임 지부장 후보군과 공약 등 구체적인 윤곽은 이달 중순 이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세 부담 가중으로 현지 생산을 늘려야 하는 현대차로서 노조의 새 집행부 출범은 넘어야 할 산이다. 노조는 그동안 해외 공장 증설과 생산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인 북미 생산이 늘어나면 국내 일감이 줄어 수당과 성과급 등 보상 체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줘 반발하는 모양새다.

다만 현대차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난달 29일 한미 무역 협상의 세부 내용 합의로 자동차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지며 수출 부담이 줄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시장 경쟁력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에만 대미 자동차 관세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조821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감소분(약 8280억원)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2분기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전 쌓아놓은 재고 물량을 통해 관세 영향을 일부 상쇄했지만, 3분기부터는 25% 관세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왼쪽부터),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글로벌디자인본부장) 겸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 사장,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제품기획 및 모빌리티 전략담당 Senior Vice President,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CEO가 2025 뉴욕 국제 오토쇼 현대차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왼쪽부터),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글로벌디자인본부장) 겸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 사장,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제품기획 및 모빌리티 전략담당 Senior Vice President,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CEO가 2025 뉴욕 국제 오토쇼 현대차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국내 생산은 지난 8월 본격화했고, 수출과 인도 기간을 고려하면 4분기 현지 판매에서 가시화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미국 현지 생산 가능성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현지 생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번 현대차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 후보들이 미국 현지 생산 확대 저지를 공약으로 내세워 표심 잡기에 나설 가능성이 큰 점이다. 만약 강성 성향의 후보가 차기 지부장으로 당선되면 국내 일자리 축소 우려와 맞물려 노사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할 수 있다.

과거 노조의 반대로 팰리세이드의 미국 생산 계획이 좌초된 적이 있는 만큼 현대차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실제 현대차가 2021년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던 1세대 팰리세이드의 국내 증산을 원했지만 노조는 생산 라인 속도를 올리면 노동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반대했고, 미국 생산 추진마저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의 표심을 잡으려면 일감을 지키는 내용의 공약을 내세우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무관세인 미국 생산 물량을 늘려야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라 현대차의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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