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국내 직영 서비스센터를 폐쇄하고 협력 서비스센터 중심 체제로 전환한다. 대미 관세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비용 절감 차원에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이번 조치를 GM 본사의 결정이라고 통보한 사측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의 애프터세일즈 및 정비 서비스 접수를 중단하고, 2월 15일부터는 운영을 종료할 계획이다.
서울, 원주, 전주, 부산, 대전, 창원, 인천, 광주 등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한국GM의 다른 직무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쉐보레 등 한국GM이 판매하는 브랜드의 차량 소유자는 앞으로 협력 서비스센터에서 정비를 받아야 한다.
이번 직영 서비스센터 종료 결정은 한국GM이 앞서 발표한 매각 방침에 따른 것이다. 한국GM은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가 예정됐던 지난 5월 28일 노조와의 사전 논의 없이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 활용도가 낮은 일부 시설·토지 매각을 결정했다.
당시 한국GM 측은 자산 매각 결정과 관련해 “사업 효율성 확보를 위한 조치이며, 한국GM의 철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객 지원 서비스를 전국 386개 협력 서비스센터에서 계속 제공하고, 매각 이후에도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근무 중인 직원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노조의 고용 불안감은 더 커졌고, 철수설 우려도 여전한 모양새다. 한국GM의 이번 결정에 대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사측의 일방적 통보는 교섭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자 고용 파괴 행위”라며 “사측과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T(태스크포스팀) 구성과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었으나, 사측은 본사 결정이라며 이를 뒤엎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시도는 단순한 사업구조 개편을 넘어 전형적인 구조조정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한국GM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자산 매각과 관련해 “미리 정해진 결과가 없음을 전제로 고용안정특별위원회를 이어 나간다”고 합의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한국GM의 이번 결정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실제 GM의 올해 2분기 관세부담액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 중 절반 수준인 5억5000만달러(약 8000억원)가 한국GM에서 발생했다. 월평균 26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낸 셈이다.
한미 무역 협상 장기화로 한국GM이 지난 3분기에 입은 손실을 고려하면 관세부담액은 1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더해 올해 4년 만에 연간 적자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GM은 2013년 적자 전환 이후 9년 만인 2022년 적자 고리를 끊었다.
지난달 29일 한미 무역 협상의 세부 내용 합의로 대미 자동차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졌지만, 수출 부담은 여전하다. 한국GM의 올해 1~10월 누적 기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전체 판매량 36만6011대 가운데 수출량은 35만3032대로 96.5%에 육박했다. 한국GM이 GM 본사의 수출 기지로 불리는 이유다.
한편 GM은 글로벌 사업장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투자 철회와 시장 철수를 단행한 사례가 많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본격화하자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설립 중이던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GM은 2019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한국GM 군산공장의 문을 닫았다. 이에 앞서 GM은 2013년 호주에 이어 2015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2017년에는 유럽과 인도에서 현지 공장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철수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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