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법인 수장 전격 교체…현지 판매 새판 짠다

현지인 리펑강 선임…중국법인 설립 23년 만
중국 판매 부진 극복·본원적 경쟁력 강화 의지
일렉시오 시장 안착·브랜드 이미지 제고 과제
일본·인도 등 亞 3대 시장서 현지인 리더 배치

리펑강 베이징현대 신임 총경리.<사진제공=현대자동차>
리펑강 베이징현대 신임 총경리.<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중국법인 북경현대기차유한공사(베이징현대·BHMC)의 수장 격인 총경리로 현지인을 발탁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의 고리를 끊고, 토종 완성차 업체 수준의 경쟁력을 갖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베이징현대 총경리로 리펑강 전 FAW-아우디 부총경리를 선임했다. 현대차가 베이징현대 총경리 자리에 중국 현지인을 앉힌 것은 2002년 법인 설립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1981년생인 리펑강 신임 총경리는 중국 칭화대에서 기계 설계·자동차학을 전공하고, 2003년부터 FAW-폭스바겐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FAW-폭스바겐의 판매 전략과 브랜드 운영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FAW-폭스바겐은 중국 제일자동차그룹(FAW)과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중국 합작법인이다.

이후 그는 FAW-아우디 판매사업부 전략·운영관리 총감독, 네트워크·교육 담당 부총경리 등 요직을 거쳤고, 2023년 최고운영책임자(COO) 격인 실행 부총경리로 승진해 실무 운영을 총괄했다. 리펑강 신임 총경리는 앞으로 베이징현대에서 생산, 판매, 기획 등의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50대 50의 지분으로 설립한 중국 합작법인이다. 그동안 현대차가 총경리를, 베이징자동차가 부총경리를 각각 임명해왔다. 현대차가 이 같은 관례를 깬 것은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중국 판매 부진을 극복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현대차는 2002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미국 완성차 업체의 공백, 2010년 일본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 등의 반사이익을 보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16년만 해도 중국 현지에서 5개 공장을 운영하며 연간 114만2016대를 판매할 정도였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설치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본격화한 이후 현지 판매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에는 연간 판매량이 16만9765대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14만142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보다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중국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의 중국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사진제공=현대자동차>

리펑강 신임 총경리의 첫 임무는 베이징현대가 지난달 30일 선보인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될 전망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전기차 판매 확대 등을 통한 현대차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도 그의 주요 과제다.

2023년 3월부터 베이징현대 총경리를 맡아온 오익균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부사장)은 현대차그룹중국투자유한공사(HMGC) 대표를 맡아 고성능 N 브랜드 확장, 팰리세이드 등 수입차 판매, 중국 내 수소 사업 확대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익균 부사장은 일렉시오 전격 공개 당시 “전동화 및 차량의 지능화 속도가 매우 빠른 중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을 바탕으로 반드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밝히며 전사 차원의 글로벌 현지화 전략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중국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3대 핵심 시장에서 모두 현지인 수장을 전면 배치하게 됐다. 현대모빌리티재팬(HMJ)은 올해 초 포르쉐 재팬 대표 출신인 시메기 토시유키 사장을 선임했다. 일본 내 브랜딩·판매 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현지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로 평가된다.

현대차 인도법인(HMIL)에서도 내년 1월부터 타룬 가르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고경영자(CEO)로서 임기를 시작한다. 1996년 현대차 인도법인 설립 이후 29년 만에 첫 현지인 CEO다. 그는 현대차 인도법인에서 디지털 전환, 프리미엄 유통망 도입, 전기차 전략 등을 주도한 인물로 현대차의 경영 철학에도 익숙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현지 맞춤형 전략과 현장 중심 의사결정을 위해 현지인 리더 배치를 늘리는 모습”이라며 “이런 흐름은 호세 무뇨스 사장 체제에서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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