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B737-8 항공기.<사진제공=제주항공>
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2024년 4분기 이후 첫 실적 턴어라운드다. 다만 결손금과 부채 부담에 더해 기단 현대화에 따른 단기적인 현금 부족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746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인 2024년 4분기보다 매출은 5.4%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제주항공이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2024년 3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제주항공은 실적 개선 비결로 차세대 항공기 비중 확대를 통한 체질 개선을 꼽았다. 연료 효율이 좋은 차세대 항공기를 늘려 유류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B737-8 구매기 2대를 도입하고, 경년 항공기 1대를 반납하며 기령을 낮췄다. 그 결과 지난해 1~3분기 누적 유류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효율적인 노선 운영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 인천~오사카 노선 증편 등에 힘입어 일본 노선 연간 탑승객 400만명을 처음 넘어섰다. 인천~구이린, 부산~상하이 등 중국 노선에도 신규 취항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전망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1월 수송객은 117만6000여명으로 지난해 1월 88만1000여명보다 33.5% 증가했다. 2024년 1월 114만6000여명과 비교해도 2.6% 늘었다.
제주항공이 내세운 올해 키워드는 ‘내실 경영’이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7대 도입과 경년기 감축을 추진하는 동시에 보유 자산 일부를 매각해 유동성·재무 비율 관리에 나선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안전관리 체계 강화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 항공 시장 재편 및 경쟁 심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경영 전략의 중심을 내실 경영에 두고 있다”며 “사업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 지속 가능한 이익 구조를 구축하고, 실적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주항공의 ASK(Available Seat Kilometers·공급좌석킬로미터) 회복이 더딘 점은 아쉽다. ASK는 항공사의 운송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지난해 말 700억원 규모의 결손금과 900%가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한 부분도 재무적 부담이다. 특히 제주항공이 기단 구성을 B737-8 금융리스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수송원가 하락이 기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현금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쟁 LCC의 구조적 부진이 제주항공 호실적에 영향을 준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 내년 1분기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 계열 LCC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경쟁 제한 노선에 대한 공급을 2019년 대비 9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선과 동남아 노선에 상대적으로 기재가 많이 배치됐다. 반면 고수익 노선인 일본·중국 노선 공급은 낮게 유지됐고, 제주항공은 여객 운임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할 수 있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턴어라운드의 비결은 경쟁사의 공급 유지 제약”이라며 “이러한 공급 조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주항공이 LCC 중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5799억원, 영업손실 1109억원을 기록했다. 79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2024년에 비해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제주항공이 연간 적자를 낸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436억원으로 전년 당기순이익 217억원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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