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업계의 휴면카드가 해마다 늘어나며 지난해에는 1500만장을 넘어섰다. 자동 해지 규정 폐지와 PLCC 확산 영향으로 사용되지 않는 카드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발급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 카드사에서 휴면카드가 늘어난 가운데 우리카드는 지난해 분기마다 휴면카드를 줄이며 업계 흐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총 1530만4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458만9000장) 대비 4.90% 증가한 수준이다.
전년 대비 증가폭을 살펴보면 롯데카드의 휴면카드 수가 1년새 10% 넘게 늘어나며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말 휴면카드 수는 246만8000장으로, 전년 동기(219만1000장)보다 12.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휴면카드 수가 267만1000장으로, 전년 동기(243만4000장)보다 9.74% 늘어나며 10% 가량의 증가폭을 보였다.
뒤이어 △하나카드 179만1000장(전년 대비 5.41% 증가) △KB국민카드 231만5000장(5.23% 증가) △삼성카드 212만3000장(3.31% 증가) 등 일제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해 우리카드와 신한카드의 경우에는 전년 대비 휴면카드 수가 줄었다. 특히 우리카드의 휴면카드 수가 전년 대비 4% 넘게 줄어들며 두드러진 감소폭을 보였다.
먼저 신한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휴면카드 수는 232만2000장으로, 전년 동기(232만5000장)보다 0.13%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고객별 선호 채널과 이용 이력 등을 분석해 맞춤형 카드 및 혜택을 제공하며 휴면카드에 진입하는 고객 자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우리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휴면카드 수는 161만4000장으로, 전년 동기(168만5000장)보다 4.21% 감소했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에는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매 분기마다 휴면카드 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1분기 168만5000장 △2분기 165만2000장 △3분기 162만1000장 △4분기 161만 4000장 등 지속 감소했다.
이에 따른 우리카드의 신용카드 수 대비 휴면카드 비중도 크게 줄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말 휴면카드 비중은 15.60%로, 전년 동기(16.32%)보다 0.72%p(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분기별 휴면카드 비중은 △1분기 16.44% △2분기 16.15% △3분기 15.73% △4분기 15.60% 등으로 지속 축소됐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당사는 고객의 소비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한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마케팅에 집중해 왔다”며 “특히 이용 공백이 발생한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재유도 캠페인을 확대한 결과, 전체 이용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단순히 수치 개선을 넘어 휴면 진입률 감소라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향후에도 이를 고도화해 탄탄한 이용자 층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카드업계의 휴면카드 비중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4분기 말 기준 9.30%에 불과하던 7개 카드사의 휴면카드 비중은 이듬해인 2021년 10.21%를 기록하며 10%대를 돌파했다. 이후 △2022년 11.76% △2023년 12.74% △2024년 13.93% △2025년 14.35% 등으로 지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휴면카드 수가 급증한 데는 지난 2020년 5월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휴면카드 계약 해지 절차가 변경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는 신용카드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이용이 정지되고, 이로부터 9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그러나 당국은 해당 규정에 대해 소비자 불편을 유발하고, 카드사 역시 신규 회원에 대한 모집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판단 아래 지난 2020년 5월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을 폐지하고 유효기간 5년 안에는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2021년 1월부터 해당 개정안이 카드사에 적용되며 휴면카드가 더욱 늘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PLCC가 인기를 끈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정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출시한 카드 상품인 만큼, 브랜드 인지도 및 충성도가 떨어질 경우 카드 사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휴면카드로 인해 카드사의 비용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 신용판매 부진과 고금리에 따라 수익성이 지속 악화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는 매몰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발급비용의 경우에는 카드마다 소재가 달라 일부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인 체크카드 경우 발급 수수료만 1000~3000원 수준에 달한다.
카드사들은 대부분 해당 발급수수료를 발급 후 일정 기간 내에 한 번이라도 사용할 경우 돌려주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사용 후 휴면카드로 돌아갈 경우 발급비용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카드를 발급받은 후 꾸준히 사용해야 발급비나 연회비 등의 측면에서 회수가 가능하고, 카드사 차원에서도 수익성이 올라가게 된다”며 “휴면카드가 늘어날수록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매몰비용이 커져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카드사들은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이용 유도 프로모션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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