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HMM의 본사 부산 이전을 지원하기 위한 협의체를 가동했다. 정부·지자체와 관계 기관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관련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HMM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점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HMM 등 해운기업을 위한 이전기업 지원 협의체(TF) 첫 회의를 열었다. HMM이 지난달 본사 이전 관련 지원 방안 마련을 정부에 공식 건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운선사 이전협의회 산하 실무 조직으로 구성됐다.
이번 회의에는 해수부·부산광역시·한국해양진흥공사와 HMM 측이 참석해 부산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지원 범위와 이행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HMM은 세제 감면, 임직원 주거 지원, 자녀 교육 환경 개선 등 정주 여건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는 향후 추가 논의를 통해 공통 지원 방안과 기업별 맞춤형 지원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혜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동남권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해운기업의 이전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지원안을 도출해 이전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그동안 HMM이 민간 기업인 점과 노사 이슈를 고려해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본사 부산 이전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5일 취임한 황종우 해수부 장관 역시 HMM 부산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지원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HMM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진 부분은 부담이다. 특히 지난달 30일 HMM 이사회에서 본점을 부산으로 옮기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한 것이 계기가 됐다. 민주노총 소속 HMM 육상노조는 지난 7일 최원혁 대표를 고용노동부에 고소하기도 했다. 노조는 파업과 함께 이사회 의결 효력 정지 및 관련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당시 노조 측은 “노사는 본사 이전 문제에 대해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최근 사측이 본사 소재지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할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다”며 “사측의 이러한 행위는 성실히 교섭에 임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사진제공=HMM>
HMM은 다음달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HMM 지분의 약 70%를 보유한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찬성하면 부산 이전은 사실상 확정된다. HMM의 본사 부산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정부는 이를 국정과제로 추진해 오고 있다. 부산을 우리나라 해양수도이자 북극항로 시대 물류 거점으로 육성해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물론 정책적 개입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있다. 과거 공적 자금이 투입되긴 했으나, HMM이 사기업인 데다 정부의 보유 지분이 100%는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HMM 5% 이상 주주 현황을 보면 한국산업은행 3억3413만3427주(35.42%), 한국해양진흥공사 3억3086만7712주(35.08%), 국민연금 5033만7633주(5.34%) 등이다. 나머지 지분은 다수의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HMM 경영진과 노조 간 이견은 아직 큰 상황이다. 경영진은 부산항과 해수부·해진공이 모두 부산에 있는 만큼 본사도 이전해야 실질적인 현장 경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과거 파산 위기의 HMM이 7조원 이상의 공적 자금으로 회생한 만큼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공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노조는 영업은 서울과 해외에서 하고, 선박 관리는 부산에서 하는 현재의 체제가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해운업계는 HMM 내부 갈등 지속이 한국 해운업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HMM은 현재 글로벌 해운 동맹 재편과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경영진이 이전을 강행하고, 노조가 파업으로 맞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